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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창숙 Sep 08. 2024

양력생일

살아온 날의 단상

오늘은 2024년 9월 8일

처음으로 양력생일을 맞이한 날이다.


내 나이는 올해 72세

지금까지는 생일을 음력으로 지내다 보니

당연히 음력으로 지내야 하는 줄 알았다.

새로운 한 해의 시작으로 달력을 받으면

달력에다 경조사를 따져 달력에 표시를 했다.

예전의 달력은 그날그날 음력이 표시되어 찾기가 쉬웠는데,

어느 순간 음력 1일과 15일 정도로만 표시되기도 하고

음력이 표시되지 않은 달력도 많아져

음력으로 된 달력을 얻어오기도 했다.

왠지 어른들의 생일을 양력으로 하면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한 세월이었고,

제사의 경우는 양력으로 지내면 안 되는 줄 알고

지금까지도 제사는 음력으로 표시를 하곤 한다.


그려면서 아이들의 생일은 모두 양력으로

어른들의 생일은 꼭 음력으로 찾아서 표시하곤 했다.

나는 72년 전으로 돌아가 음력으로 알고 있던 생일이

양력으로 9월 8일인 것을 알게 되었다.

과연 음력과 양력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했다.


어떤 의미도 찾지 못했다.

그것은 매일이 생일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나에게

음력과 양력이 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즉 살아있는 날이 생일인 것을...

올해 처음으로 음력생일에서 양력생일로 바꾸겠다고 자녀들에게 말하면서

"예전 나의 친정어머님 살아생전에

'너 가져서 대구에서 얼마나 덥던지 남산만 한 배를 질질 끌고 다녔지.

근데 너 낳던 날은 안 더웠다.' 하신 말씀을 종종 하셨단다.

달력에서 찾지 않아도 되고,

덥지도 않은 9월 8일에 생일을 하면 어떻겠니?"

라고 해서 양력 생일을 맞이한 것이다.

그리고 보니

9월 8일은 가톨릭교회에서 성모님께서 탄생하신 날이다.

귀하신 분의 탄생처럼

나도 내 어머니께는 귀하게 태어났을 것이다.


2000년 전의 9월 8일과

2024년을 사는 9월 8일

면면하게 이어져 온

나의 존재 의미를 되새겨 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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