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수수 Nov 11. 2021

화제(???)의 이모티콘 '몰?루'

2차 창작자들은 언제까지 무급으로 일하려고 할까?

https://www.youtube.com/watch?v=Wd2kgRy2NvM

유튜브 채널 '깨쓰통 대폭발'



<2024.03.09 수정>

저는 AI와 LLM,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System Prompt 비교

AI 자동화 서비스, AgentHub

관심 있으시면 이 글들도 한번씩 봐주세요!




몰?루가 뭔지 몰?루신다면: http://www.gamepl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377


2차 창작자가 '블루 아카이브'라는 게임의 캐릭터를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배포했는데, 이것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해당 이모티콘과 게임 모두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이는 디시인사이드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것으로,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슈일 것이다. 하지만 나무위키에 페이지까지 따로 만들어질 정도면, 어느 정도의 인지도는 쌓았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나무위키 링크: https://namu.wiki/w/%EB%AA%B0%3F%EB%A3%A8)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의 콘(이모티콘) 문화에 대해서도 추후 글을 써보고 싶지만, 일단 여기서 이야기할 것은 [IP를 보유하지 않은 2차 창작자가 돈을 버는 방법]이다. 


여태까지는 2차 창작은 모두 팬심의 영역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극히 어려웠다. (명확한 반례가 일본의 코미케에 존재하지만, 이는 규제의 회색 지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제외한다.) SNS나 관련 커뮤니티에서 2차 창작을 올려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원작자나 관련자가 반응을 해주는 것 정도가 2차 창작자들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대가였다. 유튜브에서도 IP 원작자가 아닌 사람이 2차 창작을 하는 것을 원천 금지하지는 않지만, 수익화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2차 창작자들이 수익을 얻는 방법 중 하나가 인지도를 통해 다른 작업을 의뢰받는 것이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 중 상당수가 이러한 경로를 통해 커리어를 쌓아왔다. 


콘텐츠 시장에 있어 IP 원작자도 중요하고 2차 창작자들의 콘텐츠 제작 능력도 중요하다. IP 원작자는 2차 창작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마찬가지로 2차 창작자들도 오리지널 IP를 제작하지 않고도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이, 지금까지는 통용되어 왔다. 


하지만 '몰?루' 이모티콘의 경우에는, 오리지널 IP의 소유자가 2차 창작자를 직접 고용해 대가를 지불하고 관련 콘텐츠를 제작/배포했다. 이렇게 IP의 2차 창작자가 IP 오리지널 콘텐츠 외주를 맡는 것은 새롭지는 않다. '몰?루' 이모티콘 덕분에 '블루 아카이브'는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렸을 것이고, 이에 대한 감사와 2차 창작자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믿고 외주를 맡겼을 것이다. 


'블루 아카이브'가 없었으면 '몰?루' 이모티콘은 당연히 발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몰?루' 이모티콘이 없었다면 '블루 아카이브'는 얼마나 홍보에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을까? 그러고도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있었을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두 요소는 분명 콘텐츠 시장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제는 그 가중치를 조정해야 될 시기가 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IP가 커뮤니티에 퍼지는 것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이 그 전과 비교했을 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제 인구의 밀집도, 의사소통의 빈도, 아이디어가 전파되는 속도의 관점에서 봤을 때 현실을 아득히 뛰어넘어 버렸다. 도시 한 복판의 대형 광고를 내거는 것은 이제 물리적 광고의 노출보다는, 그러한 사실 자체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지는 것을 노려야 될 정도가 되었다. 그렇다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지는 콘텐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렇게 퍼지는 콘텐츠들은 그저 운이 좋아서 뜬 걸까? 


반은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쉽게 전파될 수 있는 콘텐츠들은 기본적으로 가볍고, 단순한 것들이다. 단순하면서도 핵심을 전달하고, 그것을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도록 만드는 것 또한 훌륭한 능력이다. 그러나 1년 경력자와 10년 경력자 사이에 큰 역량의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유명해지는 것이 오로지 실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운이 따랐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운'이라는 것을 잡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야 되고, 그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트렌드를 만족시켜야 한다. 즉, '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동안은 이러한 노력에 대한 대가에 금전적인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하지만 만약에 특정 IP가 자신들의 2차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일부 양도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도는 콘텐츠들은 어떤 IP를 대상으로 할까? 


다시 IP 원작자로 돌아가 보자. 그들이 아무리 창작 활동에 매진해봐야, 수백 ~ 수천 명의 자발적인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창작 속도에 미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IP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지는 것이 IP 가치 향상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여기에 더한다면, 2차 창작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권한과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닐까? 


게임, 방송 콘텐츠 등과 관련된 콘텐츠 모든 것을 복사해 이름만 바꿔서 유통하는 경우가 아니라, 전체 IP 중 일부분인 등장인물에 대해서 2차 창작을 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수익화를 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에게 있어서는 이러한 수익활동이 유의미하지만, IP 원작자인 기업들에게는 2차 창작물로 인한 수익이 그렇게 유의미한 경우는 많지 않다. 그중에서 정말로 흥행에 성공한 상품이라면, 그때 가서 접근해 공식적인 굿즈로 발매하게 해주는 전략을 취하면 된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또 다른 현실이 되어버렸다. 이곳은 물리적인 제약이 미미하고 모두가 연결되어 있어 모든 것이 빨리, 대량으로 나타나고 사라진다. 현실에서 거대한 기업이든 혼자서 활동하는 개인이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그 영향력의 차이가 상당히 줄어든다는 점이 앞으로의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