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후의 삶을 그려보는 일?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발견
문득 내 주위에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러자 부모님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내게로 향한다.
'너도 청첩장을 받지만 말고 줘봐~'
'이젠 손주 좀 보고 싶다..'
부모님의 권유와 기대가 포함된 말이다.
조금은 쓰리다.
서른한 살의 내가 흔히 한국 사회에서 말하는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부모님의 말이 당연하다 느낄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아들이 장가를 가고 책임을 조금 더 내려놓고, 노후에 대한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의 일환 중 하나 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조금 더 신중한 편이다. 그래서 결혼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결혼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결혼 이후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라고 생각한다.
말에 앞서 우선 결혼을 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결혼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이것저것 고려하는 것들이 많아진 사회이고 재산, 종교, 가치관, 방식, 삶의 패턴 등 무수히 많은 것들을 고려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딩크족들도 많아지며 자녀 관련되어 다양한 사회 형태로 발현되고 있다.
머리는 복잡해지고 삶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점점 더 쉽지 않다.
깊은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가치관을 확인하고 결정을 하여 결혼을 한 사람들 조차 살아가기 쉽지 않다.
브런치에는 결혼 이후의 아픈 과거의 삶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심지어 이혼에 관한 글이 상위를 차지하는 등 내가 생각한 것보다 결혼생활이 쉽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그들의 삶을 읽다 보면 정말 다양한 이유로 아픔을 겪게 되는 것을 보고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이 든다.
한편으론 결혼에 대한 무서움이 자리 잡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혼을 하기 전 신중해질 수밖에 없도록 나를 이끈다.
그러나, 요즘 드는 생각은 어렵사리 결혼을 결정하여 하나의 목표를 두고 살아가더라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 이후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며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고 있다.
싸움은 불가피하다.
가치관이 같다 하더라도 사소한 것들로 인해 서운함이 몰려온다. 사람은 그렇게 지어졌다. 완벽한 사람과 한 번도 싸우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각자마다의 싸운다는 기준이 다를 뿐 내면의 생각들로 인한 작은 다툼은 분명 존재했으리라 생각한다. 풀어가는 방식이 현명했을 뿐.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는지, 문제점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수없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내가 더 낮은 자세로 상대방을 품을 수 있는 배려가 기본으로 탑재되어야 한다.
흔히 '남자가 여자를 위해 져준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제는 져준다는 표현으로도 모자라다.
내가 정말 그 사람, 그 영혼을 사랑한다면 나의 자유와 의지를 내려놓을 줄 알며 저 가슴 깊은 곳 힘들어하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대화의 양도 중요하다.
그러나, 나는 양질의 대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양질의 대화는 그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부터 형성된다.
더불어, 말이 많은 것보다 때론 침묵이 관계를 개선시키도 한다.
결혼에 대해 생각의 조각들을 조합하여 내린 결론은 하나다.
결혼은 곧 나의 것들을 내려놓고 그 사람과 합치하기 위해 하나 되는 과정이라는 것.
착한 남편이 되고자 노력하려 애쓰기보다, 아내의 힘듦과 삶의 힘듦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남편이 되고 싶은 요즘이다.
결혼 이후의 어떠한 다짐을 하느냐가 사실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현실의 상황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험하지 않고 이 글을 쓰는 것이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지만 반드시 해야 할 것은 마인드셋의 정립이다.
현실 속에서 수많은 상황이 다가올 텐데 그제야 어떻게 맞출까를 고민하면 생각의 깊이와 여유가 부족하여 그릇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렇기에 어떠한 방식으로 배우자를 대할지 깊이 고찰해 보고 또 고민해 봐야 한다.
또한, 결혼 이후의 과정을 어떻게 그려나가며 해결해갈 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내가 느낀 핵심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결혼 전 이것저것 따지기 보다 결혼 이후의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나눠볼 것
둘째, 섬김의 자세로 상대방을 향한 존중이 기본이 되지 않는다면 불가피한 싸움으로 얼룩진 전쟁터가 될 것
결혼 이후의 삶은 끝없는 고난과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삶의 전부이다.
우리가 고난을 피할 수 없다면, 고난을 어떻게 극복해 갈지를 고민하는 방향이 빠르지 않을까.
부모님이 던진 몇 마디 말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이런 관점을 정립하다 보면 조금 더 견고한 나의 생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글을 마치며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다르기에 여러분의 관점을 공유해 주세요.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하네요.
모쪼록 미혼자가 결혼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쓴 생각이 불편하셨다면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고견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정처 없이 떠도는 나그네에게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