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통해 바라본 나의 온전한 쉼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발견
뚝딱뚝딱. 스르륵. 척. 탕탕탕. 내리쬐는 햇빛에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
땀이 흐른다. 후회가 밀려온다. 내가 선택한 것이 맞나?
하지만 이내 곧 다가올 행복만 생각하고 앞을 바라본다. 지금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며 어찌어찌 버텨본다.
점점 완성되어 간다. 외부는 끝났고, 이제 내부다.
침실, 주방, 테이블이 남았다.
안으로 들어오니 덥다. 두 팔은 짐을 옮기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도 모자라 땀을 닦느라 정신이 없다.
30분쯤 지났나?
우리의 쉼터가 완성된다.
겨우 테이블에 앉아 생각한다.
'캠핑은 우리의 인생이구나.'
캠핑을 준비하고 다녀와본 사람들은 안다.
음식을 준비하고, 좁디좁은 차에 짐을 욱여넣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또한, 잘 달려지지도 않는 차를 가지고 도착했더니 또 고생을 해야 한다.
인생을 좀 편하게 살고 싶은데, 자연을 보기 위해선 노동의 값을 치러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생각이 몰려온다.
캠핑 준비과정부터 텐트설치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하지만, 모든 걸 마무리한 후의 희열은 어느 것과도 비교불가다. 마치 우리의 인생을 말하는 듯하다.
나의 목적을 달성하는 일이란 쉽지 않다.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고,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준비과정이 쉽지 않고 준비를 열심히 한들 무너짐을 겪기도 한다. 험난하다. 답답하다. 내 한계를 부숴가며 노력하지만 힘들다.
그러나, 준비과정 속 얻은 지구력이 마침내 나를 목표에 도달시켜 준다.
짜릿하다.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나만이 누릴 수 있는 온전한 행복이다.
내가 캠핑을 하는 이유다.
숭고한 노동 끝에는 우리에게 수고했다 말해주는 하늘이 있다. 아름다운 일몰을 바라보고 향긋한 풀냄새를 맡고 있으면 마치 내가 원하는 이상에 와있는 기분이다.
더하기 같은 우리의 인생 속 드디어 등호가 완성된다. 빼거나 더하거나 수식을 만들기 위해 곱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으로 족하다.
진정한 여유가 찾아온다. 애써 완성할 필요 없는 순수의 상태.
캠핑은 우리에게 순수한 쉼을 선물해 준다.
혹자는 '매번 준비하는 것이 귀찮다. 자연을 보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많다'라고 말한다. 초기 비용도 만만치 않고 이것저것 채우려다 보면 결국 비싼 취미라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거대한 자연을 마주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각오는 필요하지 않은가.
또한, 캠핑의 매력은 정말 드라마틱한 우리의 인생그래프를 몸으로 맞닿아 느낄 수 있는 쾌감에 있다.
오로지 캠핑을 간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잠시 생각해 보자.
우리의 삶에서 신이 주신 자연을 누리는 순간은 몇 없다.
출퇴근, 육아, 스트레스, 관계 형성 등 시간을 써야 할 곳이 많다. 근교로 나간다 한들 맘 놓고 즐길 여유는 별로 없다. 악착같이 살아가려는 현대 사회 속 조금의 산소호흡기를 단 것뿐이다.
그러나, 캠핑은 호흡을 조금 더 길게. 그리고 천천히 쉴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곳에 도착하면 다시 멀리 나갈 수도 없다. 필요한 물건이 매점에 없으면 그냥 그것으로 만족한 하루를 보내야 한다. 더할 것만 채워가고 자극적인 것만 보는 시대에 꽤나 불편한 하루가 아닐 수 없다.
나는 그래서 캠핑이 좋다.
주어진 것에 만족할 수 있는 환경에 놓아 온전히 자연을 즐기며 사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참 캠핑을 하는 이유를 장황하게도 작성했다.
핵심은 이렇다.
캠핑은 우리의 인생이다. 삶의 여유다. 진정한 쉼이다.
이 글은 캠핑 장려글이 아니다. 그저 내가 느낀 캠핑에 대한 기억과 마음이 누군가와 일치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마음과 마음이 맞닿으면 그때를 회상하는 데에 조금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마무리한다.
각자마다 온전한 쉼을 위해 하는 것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단지 그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생각도 할 수 없을 만큼 바삐 살아가더라도 온전한 쉼을 주는 분명한 무언가를 찾길 바라는 마음이다.
설령 남들이 볼 때 볼품없어도, 그것이 하찮게 느껴져도 나 자신을 위한 거라면 괜찮다. 아무렴 어떤가.
조금 쉬어가자. 잠시만 머무르자.
각자마다의 온전한 쉼이 자리하길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