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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파노 Mar 23. 2024

2017년 영국 유랑기(7)

친구를 만나다.

그날 오후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89년생 나한테 형님이라고 부르던 '제임스'라는 친구였다. 당시 그는 초등학교 정교사를 준비하고 있던 터라 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날씨가 좋아서 사진이 잘 나왔다. 요크민스터의 옆모습이다. 풀밭을 거닐며 이런저런 상념에 빠졌다. 갑자기 들이친 햇살이라 사람들은 온몸에 햇살을 비추게 만들었다. 요크민스터에 돈을 내고 들어가 관광을 해봤지만 정말 대단했다. 어찌 사람들이 이런 것을 만들 수 있었는지 감탄의 연속이었다. 석조상들과 유리 모자이크 같은 것들이 중세미술의 결정체를 보여주었다.

민스터의 옆모습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요크에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요크셔 전체를 관광하고 싶다는 소원이 있다. 물론 요크셔 외곽은 전부 농촌이지만 말이다.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했을 때, 새로운 요크를 뉴욕이라고 불렀다고 하더라. 그래서 뉴욕이 됐다고 그랬다.

요크민스터는 크기가 제법이나 크다. 그리고 꽤나 길다. 보기만 해도 평화로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민스터 근처에 있는 집이었다. 이런 걸 저택이라고 불러야 하나? 참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안에는 누가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람들은 어떤 정을 가지고 사는지 많이 궁금했다. 아버지는 따뜻한 사람일까? 아니면 준엄한 사람일까? 가정부는 있을까? 그리고 오후 늦은 시간즈음이면 홍차를 마시겠구나! 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런 곳에서 태어난 아이는 부모가 무력하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고 클 수도 있겠구나!라고 말이다. 어린아이가 자신의 부모의 무력함을 일찌감치 인정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퍽이나 괴로운 일이다. 마음이 가난해지고

삶의 짐이 무거워지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깨달으나 표현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다. 하지만 저곳의 아이는 아마도 그런 마음의 짐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나의 유년시절과 비교해서 많이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요크의 명소라더라! 샴블즈인가? 뭐라고 그랬는데 뭐 질이 낮은 문학인 해리 포터에도 나오고 그랬다더라... 친구를 기다리기까지 시간이 남아 초콜릿 가게에서 초콜릿을 샀다. 초콜릿을 파는 할머니가 참 친절하셨다.

드디어 나의 오랜 친구를 만났다. 전형적인 영국 미남이며 목소리가 멋있는 친구다. 여담이지만 한국에 있을 때 여자가 끊이지를 않았다. 이 녀석이 여자를 끊임없이 갈구한 것이 아니라 여자들이 이 녀석을 내버려 두지 않았다. 어디서고 이 녀석의 전화번호를 물어봤고 여러 명의 여자들을 번갈아 가면서 만났다. 보는 바와 같이

얼굴이 잘생기다 보니 아주 강력한 무기로 인해 여자들은 그를 많이 사랑했다. 그에 반해 나는 저때까지도 모태솔로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는 같이 가장 좋은 레스토랑으로 찾아가 식사를 했다. 근데 별맛은 잘 모르겠더라.

친구가 잘 알려졌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로 내를 데려다준다며 온 곳이다. 바로 '가이 포크스'의 생가이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를 보면 휴고 위빙이 쓰고 나오는 가면의 주인공이 바로 가이 포크스이다. 잉글랜드 왕을 폭죽으로 저 세상을 보내려다 실패해서 처형당한 인물이라고 했다.

요크 거리에서 본 민스터의 모습! 장엄하지 않은가? 꼭대기를 가보면 사망에 철조망을 쳐놨는데 이유를 물으니 예전에 사람 한 명이 자살을 해서 그랬다고 한다. 뉘엿 뉘엿 지는 해가 참 나쁘지 않은 오후였다.

노래를 불러 본다. "대성당들의 시대가 찾아왔어! 이제 세상은 또 다른 천년을 맞지! 하늘 위에 닿고 싶은 인간은! 유리와 돌 위에 또 다른 역사를 쓰지!"

이렇게 요크에서 알찬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친구는 같이 있지 못해 미안하다며 야간 공부를 하러 부리나케 갔다. 솔직히 영국에 오고 며칠이 지나니 고독하더라... 얼른 집에 가고 싶고... 그렇지만 나를 위한 마지막 땅 스코틀랜드 에든버러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밤에 좀 싸돌아 다녔어야 했는데 너무 숙소에만 있었다. 요크의 밤은 어떨까?)


-다음 편에 계속-


(댓들을 달면 좋은 독자님! 안 달면..... 사람 살리는 셈 치고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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