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불편함을 줄여주고, 듣는 이를 배려해 풀어 설명하는 그 선한 마음이 좋다. 엄마 미소로 봐주는 눈빛들은 가을 아침 햇살처럼 내리쬔다. 내가 보는 범위까지가 곧 나의 세상인데, 내 세상이 넓어졌다. 더 넓어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겉을 빙빙 도는 게 아니라 속을 알맞게 채워 말할 수 있는 지혜, 함께 있는 사람들과 어우러질 줄 아는 명민함, 내 줏대를 가지면서도 다른 이의 줏대를 함부로 평가하고 깎아내리지 않는 태도, 내 것을 잘 챙기면서도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한 템포 쉼을 줄 수 있는 너른 마음 근육이 있었으면 한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세심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마음을 주고 싶다. 내 표정과 자세는 무의식적인 게 많을 텐데, 뭘 드러냈을까. 어떻게 읽혔을까. 담백하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현실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며, 세상을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며 나를 내몰기도 한다. 뉴스를 볼 때마다 미간이 찌푸려진다. 사건 사고가 많다. 마음이 구겨지는 아픔을 준다. 그러나 이 세계는 동화 속 같다. 어지러운 현실의 피난처다. 이 세계가 좋아서 이 안에만 머무르려고 할까 봐 겁이 난다. 나의 세상을 잘 보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