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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태한개츠비 May 09. 2020

금융이 쉬워진다 - 토스

흑자 축하축하

지난 4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서비스 출시 5년 만에 첫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최근 들어 스타트업의 성장과 흑자와 관련된 기쁜 소식들이 많이 전해지는 거 같다. Case Competition으로 토스를 주제로 다룬 적이 있었고, 이때 토스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 일하는 문화 등 토스의 매력을 많이 느꼈다. 이번에 흑자 소식을 들으면서 글을 남겨두면 좋겠다 싶었고, 토스의 성장과 흑자 달성 그리고 앞으로의 경쟁구도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해본다. 


일상생활에서 금융만큼 '어렵고 복잡'한 것이 있을까. 토스가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쉽고 간편함'이다. 최근이야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가 존재하고 많은 부분에서 간소화되었지만, 토스의 간편송금 서비스가 최초로 출시되었던 2014년 당시를 생각해보면 계좌이체를 위해서는 Active X와 공인인증서가 반드시 필요했다. Active X와 공인인증서의 불편함이 토스의 시발점이었다. 토스가 찾은 아이디어는 CMS 자동이체를 위해 활용되는 '펌뱅킹 망'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CMS를 통해 비금융기관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돈을 출금 해갈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여 2014년 4월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가 출시됐다. 그러나 출시 두 달 만에 CMS가 송금에 이용되는 것을 본 금융당국이 불법으로 규정하며 서비스에 제동을 걸었다. 


서비스 중단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성공으로 주인공 천송이가 입은 코트, 가방 등을 사기 위해 엄청난 중국 소비자가 국내 오픈마켓으로 유입됐으나 복잡한 결제시스템 때문에 상품 구매에 대한 불만과 불편함이 이어졌다. '천송이 코트' 사건이 이슈가 되며 간편결제의 필요성과 금융산업 전반에 규제 개혁 필요성이 사회적 공감대로 형성되기 시작했고, 정부는 핀테크를 경제성장 핵심 어젠다로 삼았다. 이후에 '토스가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라는 유권해석을 받으면서 2015년 2월 정식으로 토스를 출시했다. 


현재는 송금, 신용조회, 카드, 보험, 투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토스를 통한 월간 송금액은 4조 5000억 원, 누적 송금액은 90조 원, 가입자는 1,700만 명 수준으로 성장했다. 작년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승인을 받으며 토스뱅크를 준비 중이며, 증권, 전자결제(PG)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토스가 추정하는 관련 시장 규모는 52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제휴 은행 확대 및 고객들에게 송금(횟수 제한)과 신용조회를 거의 무료로 제공하며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펌뱅킹을 이용한 송금은 건당 400~500원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토스는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계약된 것으로 알고 있다.)하고, 신용조회도 마찬가지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참고.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을 조회하면 연 2회까지 무료지만 3회부터는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즉, 사용자가 늘면 늘수록, 주요 Feature가 활성화될수록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공시자료를 살펴보면 영업비용 중 지급수수료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18년 영업비용 992억 원 중 지급수수료는 614억 원 (62%)였고, 19년은 영업비용 2,341억 원 중 1,032억 원 (44%)이었다. 작년 말부터 오픈뱅킹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송금 수수료는 기존의 10% 수준인 40~50원이 적용되며 비용 절감의 효과가 이번 흑자 전환의 주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현재 간편송금의 97%는 카카오페이와 토스를 통해 이뤄진다. 토스는 간편송금의 First Mover로서 빠르게 사용자 저변을 넓혔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카카오톡 트래픽에 기반한 카카오페이와의 큰 차별점을 찾긴 어렵다. 규제에 기반한 사업영역이고, 기술 측면에서 진입장벽을 높이고 압도적인 경쟁력을 만들기 어렵다. 따라서 사용자 트래픽과 데이터를 기반한 제품 고도화가 경쟁에서의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다. 겨울에 눈 내리는 얘기 같지만 최고의 경험을 만들기 위해 명확한 목표의식과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디테일함 그리고 lessons learned를 제품에 반영하고 출시하는 속도와 운영 노하우가 경쟁우위를 만드는 핵심 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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