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태한개츠비 May 03. 2020

국내 배달시장 어디로 가는가?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공부도 할 겸, 시장의 변화도 예상해 볼 겸, 인터넷 기사와 직간접적 경험에 기반해 지극히 주관적으로 국내 배달시장 산업구조를 정리해본다. (참, 배달대행은 제외한다.)


1. 시장 규모 및 국내 경쟁현황


2019년 말 기준 글로벌 배달시장 규모는 2,500억 달러 ~ 3,000억 달러 예상하며, 국가별로는 중국 818억 달러, 미국 470억 달러, 영국 76억 달러, 한국 60억 달러, 인도 45억 달러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네 번째로 큰 나라다. 글로벌 시장은 25년까지 연평균 15% 수준으로 성장하여 25년에 현재 2배 수준으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자료 : 바로가기)


국내 배달시장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2010년 4월 17일 배달통이 글로벌 최초의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 2012년 6월 RGP Korea(현 Delivery Hero Korea)가 요기요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전단지 정보를 온라인으로 가져와 앱/웹을 통해 제공하고, 주문 발생 시 내부에서 전화를 이용해 대신 주문하는 형태였고, 2012년부터 앱을 통해 고객이 직접 주문/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국내의 경우 음식점에서 배달해주는 문화가 존재했기 때문에 주문중개만 해도 서비스가 가능했는데, 해외의 경우 음식 배달 문화가 없기 때문에 라이더를 함께 제공하는 1P 모델의 서비스가 기본이다. (참고. 아마존의 1P, 3P 모델에 비유해서 해당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2015년 우아한형제들은 1P 모델로 볼 수 있는 배민 라이더스를 시작했고 전국적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배달하지 않던 다양한 음식점이 서비스에 들어왔고, 현재는 카페/디저트뿐 아니라 편의점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영역까지 확대가 되고 있다. 이른바 구색이라 부르는 Abundance는 이커머스의 필수 요소다. 다양한 상품이 있어야 하는데, 라이더를 함께 제공하는 모델로 이런 확장이 가능해졌다.


배달통은 2014년 Delivery Hero에 투자를 받았고, 2015년부터 Delivery Hero Korea 산하에서 요기요와 배달통 두 브랜드가 함께 운영되었다.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 61.5%, 요기요 34.1%, 배달통 3.0%이다. (자료 : 바로가기) 2019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 위메프오가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1% 안팎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쿠팡이츠는 로켓배송을 통해 1P 모델의 경험과 시스템 자산을 가지고 있다. 이를 활용해 배달시장에 2019년 5월 진입했고, 배송비 무료/최소 주문금액 없음/30분 내 배달의 콘셉트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했고, 무엇보다 라이더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그들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했다. 배달의민족도 라이더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빠르게 대응했다.


2019년 Delivery Hero는 본사가 위치한 독일에서 운영 중인 ‘Lieferheld’, ‘Pizza.de’, ‘Foodora’ 등 사업을 네덜란드 음식 배달 스타트업 Takeaway에 약 1조 2000억 원에 매각하고, 한국에 천억을 마케팅비로 사용하기로 하며 배달앱 시장에서의 경쟁의 총성을 울렸다. (자료 : 바로가기) 배달의민족의 2019년 공시자료를 보면, 2018년 대비 판매촉진비가 875억 원이 증가하며 마케팅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판매촉진비 변화 : 18년 91억 원 -> 19년 966억 원) 2018년과 시장점유율 비교 시 배달의민족 5.8% p 증가 (55.7% -> 61.5%), 요기요 0.6% p 증가 (33.5% -> 34.1%), 배달통 7.8% p 감소 (10.8% -> 3.0%)로 2019년 요기요와 배달의민족 간의 마케팅 전쟁에서 양사 간 큰 비용 출혈이 있었고, 고객 혜택으로 많은 부분이 돌아가면서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효과는 존재했으나, 시장점유율의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2020년에는 증가되는 1인 가구 추세, 배달시장의 보편화,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문화 확산 등에 힘입어 1P 모델에 기반해 마트 상품을 포함한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가 배달시장이 들어올 것이며, 네이버와 배달의민족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테이크아웃, 예약 등의 서비스가 보편화되며 기존에 형성한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발점이자 경쟁 무대가 더욱 확대 및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2. 잠재적 진입 및 대체재


배달시장의 본질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배달 인프라와 이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구성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자사 라이더를 기반한 인프라를 갖추고, 음식 (기존 배달음식, 배달되지 않던 음식 등)과 비 음식 분야까지 확대해야 한다. 편의점, 마트 상품을 배달앱에서 취급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하는데, 참고로 Delivery Hero 창업자 니콜라스 외스트버그가 19년 9월 매경 세계지식포럼에서 배달앱 시장의 청사진을 아래와 같이 밝혔다. (자료 : 바로가기)

“향후 외식업은 훌륭한 다이닝 경험을 제공하는 식당에서 내점 고객을 맞거나 배달을 하는 일반 식당 두 가지로 분류될 것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음식 외에도 꽃, 생필품 등 다양한 상품을 배달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마존보다 빠르고, 우버이츠보다 배달 가능한 상품 가짓수가 많은 것이 우리의 장점이다. 배달 가능한 무엇이든 다 배달하려 한다. 어떻게 더 빨리, 더 저렴하게, 더 효율적으로 배달할 수 있을까가 우리의 관심사다. 향후 몇 년간은 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런 업의 본질을 고려하면,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와 유통망을 갖춘 플레이어들을 잠재적 진입의 경쟁자로 생각할 수 있다. 경쟁의 무대가 음식 배달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고, 이미 마트/편의점 상품에서 경쟁이 시작되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자체 앱을 통해 고객을 Lock-in 하고 수수료 비중을 낮추고자 앱을 만들어 운영하고 경쟁 하겠지만 기존 배달앱이 만들어 놓은 사용성과 운영 노하우를 단시간에 따라잡기는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각자 잘하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플랫폼을 최대한 잘 활용하여 매출 극대화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쉽진 않겠지만 운영 노하우와 사용성에 대한 학습을 통해 자체 앱으로 레버리지 할 수 있는 방향의 전략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라이더에 기반한 소포장 판매, 빠른 배송 또는 적시 배송 등은 인건비라는 비용구조에 한계가 있고, 이는 사용자와 판매자에게 비용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려면 기존에 만들어진 배달 구조의 혁신이 필요하다. 쿠팡맨의 과도한 노동 및 라이더의 안전문제 등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비용우위를 점하는 기업이 향후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로봇, AI 등의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생각한다.


3. 판매자와 구매자


최근 배달의민족 수수료 사태에서 보듯이 국내 배달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힘이 강한 시장이다. 해외나 다른 산업만 보더라도 플랫폼 사업자가 트래픽을 무기로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하거나, 판매자에게 불리한 정책을 수립하기도 한다. 건전한 시장과 경쟁을 만들기 위해서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힘이 강해야 하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이 중요하다. 판매자에게는 공정한 경쟁과 매출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구매자에게는 더 좋은 사용성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판매자와 구매자로부터 플랫폼 사업자의 신뢰가 형성되어야 한다. 현재는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가 확장되는 국면이기 때문에 빠른 속도의 확장보다 단계적으로 확장하며 판매자와 구매자의 고객 경험과 만족도를 높이고, 신뢰를 쌓는 노력이 필요하다. 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뽑으라고 한다면, 1) 상품구색, 2) 가격, 3) 배송, 4) CS 등 네 가지 요소를 생각할 수 있는데, 외부 의존도가 높으면 전체 고객만족 요소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롭게 진입하는 사업자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큰 산업영역이다. 공공앱이 장기적으로 경쟁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만약 배달시장에 초기 진입한다면 '배달 인프라 혁신으로 비용우위를 가질 수 있을지, 판매자/고객과의 신뢰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답을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당근마켓 로켓 되려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