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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우렌 Apr 08. 2024

미디어학과에서 살아남기_1

현역 대학생의 <미디어학과> 이야기

난 수학도 영어도 특출 나지는 못했다. 어릴 때부터 세상에 관심이 많아 사회도 곧잘 했지만, 공부로 배우자니 싫었다. 과학은 좋아하고 많이 알았지만 제한 시간 내에 문제를 쭉쭉 푸는 데는 정말 약했다.


문이과를 명확히 나누던 시절 내 방향성은 너무나 모호했지만, 이 모호함을 장점으로 활용하고자 했었다. 그래서 미디어학과는 아주 좋은 선택지였다.


사실 저런 구구절절한 이유 없이도 난 미디어학과를 가지 않았을까 싶다. 게임도 영화도 좋아했고, 적성과는 별개로 창작에 대한 욕구도 분명했다...

1. `디지털`미디어학과


먼저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본 글에 나오는 학과의 모습은 필자가 다니는 학교의 미디어학과의 모습이다. 다른 학교와의 차이가 분명 있을 테니 유의 바란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원 원장선생님이 물어보셨다.

"다니는 학과가 신방과 쪽인가?"

많은 대학교의 신문방송학과가 과 이름을 미디어 컨텐츠,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이런 걸로 바꾸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학과가 신방과의 연장선인 것으로 생각하고는 한다. 물론 그런 학교도 많지만 적어도 우리 학교는 아니다.


소속은 소프트웨어대학, 과 명은 `디지털미디어`학과이다. 우리 학교 말고도 비슷한과를 가진 학교들이 몇 군데 있다.


오늘글의 주제이기도 한데, 그래서 이곳은 결론적으로 이과이다. 요새도 matrix trasformation(사실 걍 행렬 변환인데 있어 보이게 얘기했다) 열심히 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과가 아니어도 졸업할 수 있다! 조금 고생은 하겠지만 타 공대에 비해서는 그다지 깊게 배우지는 않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2. 선택장애 금지학과


그럼에도 문과로 미디어학과에 진학하게 되면 듣기 힘든 강의가 많아진다. 그렇다면 이과는 모든 수업을 들을 수 있나? 그렇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니 못한다. 학년마다 전공필수가 1~2개가 있어 2학년까지 전공필수들이 꽤 자리를 차지하는 타 학과들과는 다르게, 이곳은 미디어 전반에 대한 학과다 보니 죄다 전공선택이다.


그래서 선택의 가이드라인으로서 명확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트랙이 나뉘어져있다.

크게 코딩과 영상, 애니메이션, 디자인 쪽으로 4가지로 나뉜다. 코딩은 주로 초반에는 타 학과들과 비슷한 것을 배우지만, 심화과정으로 가면 컴퓨터 그래픽스에 대해 주로 배운다. 영상은 편집, 기획, 촬영 전반적으로 배우지만 솔직히 다른 학교의 영상 관련 과들에 비하면 얕다. 디자인도 비슷하다. 


필자는 대학 진학을 할 때까지만 해도 영상과 코딩 쪽 트랙을 고민했지만, 재능의 한계와 보다 안정된 미래를 위해 코딩 쪽을 선택했다. 영화는 재미로 감상할 때가 제일 행복하기도 해서 인 것도 있다.


3. 장점...?


 사실 난 미디어학과가 아주 좋은 학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진학한 것도 있고, 지금 배우는 것들도 나름 재밌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이 일하기를 멈추는 순간이 와도 노는 것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기에, 미디어의 전망도 상대적으로 밝다고 생각한다. 물론 요새 ai가 각본도 쓰고, 영상도 만들고 하지만, 예술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그 한계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영상 쪽, 애니메이션 쪽, 게임 쪽에 관심이 있고 흥미가 있다면 이곳은 아주 좋은 학과가 될 수 있다. 물론 배우는 게 상상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유니티엔진 언리얼엔진을 많은 학원들에서 가르치고 있는 지금에도 미디어학과는 그 가장 기본적인 작동원리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기에 단지 정해진 툴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새롭게 만들고 응용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분명한 장점이다.


그리고 주구장창 얘기되는 융합형 인재와 가장 가까운 학과이다. gpu 프로그래밍, 스토리텔링, 그래픽 디자인이 모두 전공인 학과가 얼마나 되겠는가.


4. 그러나...


 본인의 노력이 타 학과보다 많이 필요해 보인다. 여러 개의 트랙, 융합적인 학습을 하는 만큼 정해진 학점 내에서의 깊이는 조금 모자라다는 느낌도 있다. 결국에 궁극적인 목표를 취업으로 잡는다면 미디어생도로서 기업이 원하는 그 인재에 확실하게 도달할 수 있을지는 본인의 확고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 보니 필연적으로 현장과 가까워져야 하는 듯하다. 3, 4학년 때쯤 현장실습에서 취직까지 하면서 학교를 나오지 않는 경우도 꽤 많이 봤고, 인턴으로 꾸준히 다니며 학교를 길게 휴학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취직 쪽은 나도 잘 모른다. 아직 3학년이라.... 하하


5. 문과로 미디어에서 살아남기


 필자 본인은 이과 출신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문과 출신으로 미디어에 들어왔다. 실제로 자주 같이 다니는 2명도 모두 문과 출신이다. 


 문과로 미디어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초반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본인이 어떤 트랙을 타느냐에 따라 초반 이후에는 공학적인 면에서 멀어질 수 있지만, 기초과목에 수학과 컴퓨터프로그래밍 실습이 있는 학과인 이상 초반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저러한 과정을 문과지만 잘 견뎌냈다면 코딩 쪽으로도 가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게 되면 이과들도 힘들어하는 부분들을 배우지만, 뭐 다 같은 대학생인데 얼마나 차이 난다고....


수학과도 아니고 어차피 증명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도 하고, 과목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이해는 필요로 하지만 공식을 사용할 줄만 알면 큰 문제는 없다. 계산은 어차피 다 컴퓨터의 영역이다.


하지만 명심해라 1학년때는 꽤 힘들다. 이과애들이 2년 동안 한걸 한 학기만에 따라잡아야 한다고 생각해도 좋다. 물론 수능만큼 생각과 전반적인 활용을 하는 문제는 나오지 않지만, 미적분과 벡터 개념을 어느 정도 가지고 가기에 혹여나 문과출신으로 디지털미디어학과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느 정도의 각오? 는 필요하다.



시험기간이기도 하여 겸사겸사 필자의 학과소개를 해봤다. 앞으로도 적을 게 있거나 조금 깊게 적어볼 내용들이 있으면 적겠다만, 솔직히 나 역시 학과 수업의 절반도 안 들어봤기 때문에 잘 모른다.

학교 얘기는 그럼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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