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창조적인교육 Jun 28. 2024

처음 빠진 내 이

수줍은 말괄량이 태권소녀의 일곱살 인생 

김밥을 먹다 앞니로 단무지를 씹어

앞니가 세게 흔들렸다.

눈물이 찔끔 나왔고

남은 김밥을 다 먹으라는 아빠의 말에

울음이 터졌다.

(순간 아빠가 미웠다.)


어디론가 전화를 걸던 엄마가

데리고 간 이모네 집에는

핑크색 손잡이의 가위를 들고 있는 이모가 

기다리고 있었다.


치과에서 일한다는 이모가 

다정한 목소리로 앉아보라고 하더니

순식간에 손으로 이를 뽑아버렸다.

울음이 나올 것 같았지만 참았다.


순간 엄마 아빠 이모 삼촌이 소리지르며

축하를 해줬고

드디어 이가 빠져 언니가 되었다는 생각에

슬며시 웃음이 났다.


빠진 이를 보여주고 자랑을 할 사람들이 

순간 스쳐지나갔다.


아빠가 먹고 싶은 게 있냐고 물어보았다.

피자를 먹고 싶다고 했다.

아빠는 축하한다며 피자를 먹자고 하셨다.

(아까 아빠 미워한 거 취소!)


빠진 이는 작고 귀여웠다.

소중한 내 이.

처음 빠진 내 이.



2024.6.25.

작가의 이전글 공부는 잘 하는데, 수업태도가 나쁜 학생에 대한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