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김경윤 84 (2026. 5. 1)
"가을장마가 져서 냇물이 쏟아져 들어오니 황하의 물이 불어났다. 물의 흐름이 얼마나 거대한지 강 건너편에 있는 소와 말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황하의 신 하백(河伯)은 기뻐하며 천하의 아름다움이 모두 자기에게 모여들었다고 생각했다. 의기양양하게 물을 따라 동쪽으로 내려가 북해(北海)에 이르렀다. 그런데 동쪽을 바라보니 물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하백은 그제야 비로소 얼굴을 돌려 바다의 신 약(若)을 보고 탄식하며 말했다. '속담에 백 가지 도를 듣고 자기보다 나은 자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더니, 바로 나를 두고 한 말이군요. 제가 여기 와서 당신의 광대함을 보지 못했다면 저는 영원히 식자들의 비웃음거리가 될 뻔했습니다.'"
- 《장자》, 추수(秋水) 중에서
우리는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마치 가을비에 불어난 황하의 신 '하백'과 같은 상태가 되곤 합니다. 자신이 쓴 글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 보이고, 내가 겪은 경험이 가장 특별해 보이며, 내가 가진 지식이 진리라고 착각합니다. 자기만의 세계에 물이 가득 차서, 강 건너편의 소와 말조차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시야가 흐려진 상태, 이것이 바로 작가가 가장 경계해야 할 '자아도취'의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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