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혼자가 되었다.
누군가 이혼 사유를 물어보면, 며칠 밤을 새워서라도 할 말이 산더미였다. 물론 상대방만 잘못한 것은 아니라며, 일단은 나를 착한 인간으로 포장해 놓고 시작했다.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야. 너를 사랑한 게 맞긴 한 거야?
-어떻게 너한테 그럴 수 있었을까?
-잘했어. 그런 사람이랑 살았으면 지금 더 바닥을 찍었을 거야.
그런 말이 듣고 싶었나? 그렇다면 그런 말을 듣고 나서, 그때의 내 마음은 나아졌던 것일까.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았다. 어차피 실컷 떠들고 혼자 남은 밤은, 외로웠고 참을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그래서 원망은 그만두기로 했다.
-그 사람을 선택한 것도, 긴 시간 동안 문을 열고 나오지 못했던 것도 전부 내 탓이야. 그러니까 충분히
감당해 보자.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괴롭지 않았다. 왜냐면 이제야 비로소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거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났냐고 물어본다면, 그렇진 않다.
왜냐하면,
타인이 된 우리 사이에는 아이가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싱글맘으로서 새롭게 인생을 리셋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