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ON Pen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i Apr 20. 2024

내가 쓰고 싶은 글과 하고 싶은 말이 다 담긴 책

그래서 위로받은 어느 날.

"맞아! 이거야. 어쩜 나랑 사고세계가 비슷하지?"

"정상 맞아??"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구나.."


내가 생각하는 사고는 4차원적이라 입밖에 잘 내지 못한다. 되돌아오는 반문, 반론, 반박이 두렵기도 하고 굳이 그것에 맞설 생각도 없다. 난 비겁하고 겁쟁이 이면서 이기적이고 개인주의다. 사회가 가르친 이념과 사상에 항상 반문을 가지고 '왜 꼭 그렇게 해야 해?'라는 질문을 평생 아니 아직도 마음속에 담고 살고 있다.


항상 마음속에 품고 사는 질문

왜 꼭 해야지만 해?
왜 꼭 그렇게 해야만 해?
왜? 무엇 때문에?


작년에 도서관을 들락날락 거리며 우연히 일본 작가가 쓴 책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중 몇몇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이 책 이렇게 써도 되는 거야?'라는 생각까지도 했다.


결국 난 그런 책을 좋아한다.


나의 사고 세계가 인정받는 책. 나와 생각이 비슷한 책. 그런 책이 있다는 현실이 신기했다. 그러한 생각과 감정 느낌을 에세이 속에 다 녹여 삶과 인생사 그리고 죽음을 비추는 책의 내용들이 다 내맘 같았다. 그게 결국 나였고 인생에 정답은 없었다. 너무 흔한 말이라고? 그런데 어이없게도 그게 '인생'이었다. 매 순간 '감사함'이 '삶'이었고 그 '감사함'은 내가 이 세상 속에 머물 수 있도록 지탱해 주는 지지대였다.


그 많은 작가들 중 '소노 아야코' 저자가 쓴 책은 읽고 또 읽고, 소장하고 싶은 책은 알라딘 서점에 들러 직접 구매한다. 그녀 책을 읽다 보면 마음에 안정과 위안을 가진다. 뜬금없이 용기까지 얻어 하지 못하고 머뭇머뭇 거리며 맘 속에 품고 있던 말도 내뱉는다. 그녀는 그렇게 항상 나의 입장에서, 나의 마음속에서 용기와 힘을 준다.


내가 하고픈 말, 쓰고 싶은 글을 그녀가 대필해서 쓴 것 같은 책들.


읽는 순간 멈칫하며 책을 덮고 뛰는 심장 위로 손을 올렸던 문구들 중 몇 가지를 추려 보았다.


인간은 본래 타인을 이해하기 불가능하다.
인간은 본래 타인을 이해하기 불가능한 존재다. 이것은 이미 이 땅에 인간이 존재한 이래 틀림없는 사실이었지만, 왜 그런지 사람들은 자기가 맘만 먹으면 이해할 수도 있다고 믿고 있다.
인식의 오차를 확인하는 일
사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일생을 두고 반복되는 것은 '인식의 오차를 확인하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이다.
노화, 질병, 죽음
모든 걸 바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부당한 운명에 처했을 때, 인간은 비약적으로 사고의 폭을 넓혀왔다. 벌 받을 이유는 없는데 '노화, 질병, 죽음'을 감내해야만 할 때, 인간은 비로소 이 지구를 전체로서 바라볼 수가 있게 된다. 신앙과 철학이 그 때문에 생겼다고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그런 상황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기를 되돌아보고 자기 생명이 수십 년 간의 사명을 끝내고 먼지로 돌아가는 그 과정을 '수락'할 마음이 된다. 결국 '노화, 질병, 죽음'은 인간이 자신을 성숙한 존재로 키우기 위한, 마지막 선물인 것이다.
단념은 패배가 아니다.
단념은 결코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 하여금 단념울 패배라고 생각하게끔 하는 사고방식이야말로 오만이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별의 수만큼이나 단념을 하다가 우주에 존재하는 별의 수만큼이나 죽어갔다. 그 단념의 퇴적을 인식할 때, 인간은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 한 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식탁에서 아이에게 'give up'에 대해 한 마디 툭 던졌다.


"내려놓아도 되고, 중간에 포기해도 된다고. 그 '단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삶에 용기와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봤자 기껏 1~2년 남들보다 늦게 가는 건데 그 1~2년이 너의 삶을 뒤 흔들 만큼 큰 시간은 아니라고. 느리게 가도 괜찮고 빨리 가도 괜찮고.

제일 중요한 건 '단단한 마음, 건강한 정신'.'건강한 몸'. "


무슨 말인지 알지 모르는 아이는 그냥 대충 들으며 한다는 말


"엄마, 그래서 엄마는 인생을 알아?, 엄마는 깨친 사람이야?"


순간 협... 윽... 땀이 삐질 삐질...


"아니, 잘 몰라. 그리고 깨친 사람도 아니고 그저 하루하루 사는 사람이야.'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냥 'give up'이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닌 그냥 삶의 순간 선택일 뿐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 물론 시도 때도 없이 하다 말다 하다 말다를 밥먹듯이 포기하거나 단념하라는 뜻은 아니고~~."


"응.. 알 것 같아."


그릇을 식기 세척기에 정리하면서 한동안 아이와 함께한 대화 속에 잠시 다시 머물러 보았다.

뭉클함.

고마움.

감사함.

미안함.

이 회오리 처럼 휘감겨 올라왔다.


너... 많이 자랐구나..


머릿속이 복잡하고

요즘처럼 묵직한 날

'소노 아야코'책은

나에게 큰 힘이 된다.


그래서

또 난 오늘도

감사하다.



by choi.





 



매거진의 이전글 서로 다른 두 권의 책이 안겨준 소중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