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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Jul 05. 2024

하와이 코스트 코보다 차라리 월마트?

월마트에는 냉동 고기만 있어요.  

너튜브와 블로그 정보만 믿고 코스트코 카드를 한국에서부터 만들고, 기대와 희망을 품고 방문한 하와이 코스트코는 돈 먹는 마트였다. 거주하는 동안 3번 정도 방문했다.


첫 번째: 멋모르고

두 번째: 스노클링 세트 구매하러

세 번째: 주유소 기름 넣어보고 싶어서


대용량 선물용 마카다미아가 필요 없는 나의 입장에서 코스트코는 굳이 갈 필요가 없었다. 고기맛은 신선했지만 잘 모르겠다. 고기 특유 피냄새는 없어서 먹기 편했다. 대용량 라쟈냐 한 팩은 거의 버리다시피 했고, 망고는 떡진 망고였다. 복숭아와 사과는 베트남에서 항상 먹던 수입과일 맛이었다. 영양제도 환율 때문에 굳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잘 구매했다고 생각이 드는 음식은 '김치'였다. 요 김치로 김치찌개, 김치볶음등 매번 끼니때마다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코스트코 김치! 맛나요~


시간이 지나면서 월마트를 알게 되었다. 어느 정도 운전도 익숙해진 상태였다.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월마트로 향했다. 식구가 두 명밖에 없는 나의 입장에서는 코스트 코보다 월마트가 훨씬 경제적이었다. 하겐다이즈 아이스크림도 매번 박스째 사다 놓고 먹었다. 상품상태도 딱 가격 대비 적정선이었다.


소량으로 감자, 양파, 야채를 구매할 수 있었고 생활공산품도 한두 개씩 구매가 가능했다. 월마트에서 밥솥을 13불에 구매해서 정말 요긴하게 사용했다. 감자도 삶아 먹고, 밥도 해 먹었다.


월마트 밥솥 구매. 괜찮아요~

하지만 단점이 있었다. 신선중 생고기가 없었다. 채식만 고집하다 몸에 이상이 생겨 현재 고기와 단백질 섭취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고기를 하루에 한 끼에서 두 끼 정도 꼭 챙겨 먹고 다시 회복 중이다. 월마트 직원에게 물어보니 월마트에는 냉동고기만 취급한다고 했다. 냉동 햄버거 패티를 사다 먹었는데, 누린냄세 때문에 그 좁은 주방에서 두부와 각종 야채를 칼로 다져 한국 완자 스타일로 만들어 아침마다 구워 먹었다. 다행히 누린내는 마늘, 후추, 야채가 잡은 듯했다.


스노클링 세트를 구매하기 위해 코스트코를 방문하면서 고기를 다시 한팩 구매했다. 이번 고기는 프리미움 고기였는데, 정말 질기고 맛이 없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이날 코스트코에 주차한 곳을 기억 못 해 카트를 끌고 내 차 찾아 삼만리를 한 20분 정도 한 것 같다. 내리쬐는 땡볕에 큰 카트를 맨땅에 밀고 다니다 손바닥에 경련까지 일어났다. 하~ 어쩜 나란 인간은 항상 이리 한결같을까. 정신도 없고, 잘 까먹고, 주의력도 산만하고, 집중력도 짧고. 딱 증세가 성인 ADHD 증상이다. 하와이 와서 더 심해졌다.


이 두가지 사려다 코스트코 주차장에서 차가 사라졌어요.


처음엔 차를 도둑맞았나란 생각을 했다. 어쩜 이럴 수 있지 라는 생각에 두 입술을 꽉 깨물었다. 보험도 안 들었는데 진짜 큰일 났다는 공포에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반대쪽을 3바퀴 이상 돌고서 다시 다른 반대쪽으로 향했다. 그곳에도 없었다. 차가 공중으로 증발했다.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다. 그냥 스노클링 세트를 ABC 마트에서 사버릴 걸 하는 후외와 미련한 나의 의식세계가 짜증 났다. 더 비싼 돈을 주고 불량 스노클링을 사기 싫었고, 고기도 살 겸 겸사겸사 코스트코 까지 왔는데 정말 차를 도둑맞은 거라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에 눈물이 뚝뚝 흘렀다.


음식물이 가득찬 카트를 빈카트 보관라인에 세워두고 코스트코 주차장이 시작되는  처음시점 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찾았다. 안도감에 한숨이 나왔다. 차는 반대편 입구 쪽에 주차되어 있었고, 그제야 왜 그곳에 주차를 했는지 기억이 났다. 처음 매장 입구 쪽에 주차를 하려 했지만 복잡해서 차를 돌려 조금 한산 하면서 마트 입구와 거리가 좀 되는 곳에 주차를 했다. 난 처음 복잡했던 주차코너를 계속 맴돌며 차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코스트코 주차장소는 기억하기 애매했다. 기둥에 알파벳 같은 것도 없다. 그냥 노지다. 매장 입구를 기준으로 대각선에 마주 보이는 가게나 간판을 기억해도 소용이 없었다. 어디를 향하고서든 동일하게 대각선으로 그 가게나 간판이 다 보였던 것이다.


하와이 코스트코 (구글에서 퍼왔어요)


반대로 월마트는 기억하기 쉽다. 기둥도 있고 숫자도 있다. 숙소와 4분 거리였다. 그래서 그 뒤부터 나는 월마트만 주구 장창 다녔는데...


친구의 소개로

Ross

Target

돈기호테

Orgainc Whole food market

T.J Max

Nordstorm rack

을 알게 되어 한 번씩 다 방문해보았다. 그리고 하와이가 이래서 쇼핑천국이구나를 알게 된다.


아웃렛은 가지 않았고

폴로는 구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말도 안 될 만큼 저렴한 공산품 가격에 두 입이 떡 벌어졌고, 텍스가 붙는다고 하더라도 꽤 괜찮은 가격에 물건대행 장사를 해도 남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한주 한주가 지나면서 나의 상태는 심각해져갔다.

홀로 생활할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나의 불안증은 극에 다달았고,

불면증에,

과연 이곳 생활을 잘 마무리 하고 한국으로 갈수 있을까 라는 의심이 들만큼 알수 없는 두려움속에서 한주를 마무리 했다.


왜?


무엇이 그토록 난 두려웠을까?

.

.

.



by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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