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i Jul 12. 2024

하와이 Target (타겟)마트 고기 드셔보았나요?

고기 맛은 모릅니다만, 만족했습니다.

코스트코와, 월마트를 다녀온 뒤 2주 정도 하와이 생활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여행도 다녀왔고 맛있다는 음식도 몇 가지 먹어 보았다. 그러다 보니 결국 코스트 코에서 장본 몇 가지는 눈물을 머금고 버릴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생필품과 식재료를 구입하러 코스트코를 가지 않았다.


계란, 고기, 과일이 더 필요했다. 친구의 말도 생각났고,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참고하며 'Target', '돈기호테', 'Whole Food Market', 이렇게 3곳의 매장을 방문했다.



https://www.target.com/sl/oahu-honolulu-ala-moana/2870


https://www.donquijotehawaii.com/store-locations



이곳 하와이에서 시간은 마치 특별할 것 같고, 소중하고, 한순간이라도 아깝다거나 뭐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에게 하와이 시간은 종종 호찌민에서 생활했던 그 시절과 얼추 비슷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아니 오히려 더 번거롭고, 잡일이 많았으며, 숙소에서 생긴 문제 때문에 다이나믹한 시간을 보냈다.


픽업과 드롭, 그 시간 안에 장도 보고, 빨래도 해야 하고, 설거지와 콘도 청소도 해야 한다. 홀로 해변가 앞에서 책을 읽거나, 공원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는 여유가 고작 며칠 정도밖에 없었다. 하지만, 단 며칠이라도 그 시간에 감사했고, 내가 하와이에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그저, 내가 이곳에서 지금 무얼 하고 있나 라는 생뚱맞은 생각 끝에 혼자 히히덕거리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 미소를 짖고 있는 내 모습이 난 참 좋았다. 내가 좋았다.


몇번 못 누려본 여유지만, 그 순간 맘속에 콕 담았네요~^^

오늗도 여느 때처럼 분주하다. 설거지를 마치고 잠시 마음 챙김과 명상의 시간을 가진 뒤 차키를 들고 숙소를 나섰다. 목적지는 'Target(타겟)'이다. 하와이에서 주차장 입구를 잘 못 찾아 자주자주, 아니 매번 헤매고 있다. 이날도 예외는 아니다.


타겟 주차장을 못 찾아서 알라모아나 1층 주차장을 두 바퀴 돌다 세 바퀴째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으로 올라가 다른 건물 쪽으로 이동하니 타겟 입구가 정확히 보였고 매장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타겟으로 들어서는 순간 '뭐 마트가 다 거기서 거기겠지', '월마트와 별 다를 게 있겠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어머, 어머, 이마트와 비슷하네?' 라며 혼자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월마트 보다 깔끔했다. 정리 정돈도 더 잘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다 있는 곳.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추후 알게 되었지만 아이들 브랜드 운동화 같은 제품은 없었다. 노드스톰 매장이 운동화나 신발 종류가 많았다.


백화점과는 다른 레이어 아웃,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비키니 수영복부터 가전제품까지, 심지어 코스트 코와 월마트에서만 구입이 가능할 것 같았던 비치 의자, 파라솔, 가방, 타월까지 더 세련되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스노클링 세트 하나를 더 구매하기 위해 코스트코 까지 갔다 고기와 랍스터 꼬리를 사고 주차장에서 차가 사라진 경험을 한 나의 입장에서 다시 한숨이 나왔다. 에휴~~~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사람은 자고로 똑똑해야 해. 뭐든 직접 알아보고, 다녀와 봐야 해.' 가격 역시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이게 코스트코 랍스터 꼬리인데요, 양이 많긴 많았어요. 라면에도 넣어 먹었어요. 67불. 저렴한게 맞나요? 전 잘 몰라서..

순간 하와이를 두 번째 방문한 친구가 제일 먼저 '타겟'을 방문한 이유를 그제야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코스트코도, 월마트도 아닌 타겟을 첫날, 바로 방문했었다. 소셜미디어든, 인터넷 정보든, 뭐든 다 필요 없고 역시 '경험이 최고야 최고'. 자기에게 맞는 경험. 그건 정말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정보와 노하우란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똥인지 된장인지 다 찍어 본 후 알게 되는 찐 정보. 나에게 필요한 정보. 월마트도 코스트 코도 나쁘지 않았지만, 만약 나도 두 번째 하와이 방문이라면 아마도 우선은 '타겟'을 방문할 것 같다.


정신없이 이리저리 무작위로 구경하다가 타겟 식재료 마트코너까지 갔다. 그러다 중간에 신기한 광경을 마주 했다. 우아 너무 신기해서 혼자 사진 찍고 동영상까지 촬영했다. 뭐냐고? 사람이 올라가는 에스카레이터 옆에 카트전용 에스카레이터가 따로 있었다. 카트를 밀어 넣으면 나와 함께 동시에 올라가고 동시에 내려가고~ 처음 봤다.


whole foods market 사진 이에요. 타겟도 동일 해요. 신기하죠? 저만 그런가요? ㅎㅎ


우리나라 마트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무빙 벨트가 아니었다. 카트가 밀려내려갈까 봐 두 손으로 꽉 잡고 있을 필요도 없었고, 무빙 벨트 앞에 직원이 서서 일일이 카트를 끌어 내줄 필요도 없었다. 또 아래층에서 위층 혹은 위층에서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빙빙 돌고 돌아 무빙 벨트를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었다. 어쩔 땐 귀찮아서 마트매장 내에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한 적도 있다. 다시 식품 코너로 카트를 밀고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타겟에 있는 카트 에스칼레이터는 그 수고로움과 번거로움을 덜어 주었다. 매장 정 중앙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기계 탐색에 재미도 있었다. 빈 카트를 밀며 일부러 올라갔다 내려갔다도 해보았다. 오후에 아이를 픽업해서 보여 주었더니, 중딩 아들도 지 애미와 동일한 짓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렇게 혼자 촌스러운 행색을 팍 팍 낸 뒤 정육 코너를 찾아 나섰는데 웬걸~~~ 정육 코너가 타겟에 있었다. 또다시 한번 '난 왜 20분 거리나 되는 코스트코에 또 굳이 갔을까?'를 마치 화두처럼 생각했다. 충분히 첫날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새로운 곳에 가볼 만도 했는데, 왜? 난 굳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돈키 호테와 organic whole 푸드마켓에서 경험이 한몫했다. (그 경험은 2편에 기록하겠습니다.)


하지만!!!!!! 타겟을 먼저 방문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텐데 말이다.

타겟에는 종류별 우유, 유제품부터 다양한 제품이 월마트 보다 많았다. 소고기 경우 특히 정말 말도 안 되는 맛을 보고 말았다. 검정 압축 비닐에 한 덩어리씩 포장되어 있었다. Tendor라고 적혀 있었다. 두 덩어리가 한 세트였고 가격은 23~25불 안 팎이었다. 그램수 역시 한 덩어리당 스테이크 큰 사이즈 그램이다. 한 덩어리를 아이와 나눠 먹었으니 고기양도 꽤 많았다. 먹는 식성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우리 두 모자 에겐 한 덩어리도 충분했다.


우선 코스트 코 프리미움도 실패한 마당에, 타겟 고기는 더욱 믿을 수 없었다. 두 덩어리 한팩, 23불 자리 하나만 고른 뒤 바닐라 우유와 망고 2개를 집어 들고 집에 왔다.


코스트코 통마늘은 먹을 수 있는 만큼 무조건 먹어야 하기에(버리는 양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매번 고기를 구울 때 함께 구워 먹었다. 소금을 쌱쌱 뿌리고, 미듐 정도로 익히는 도중 고기 색이 선분홍 색이다. 어라? 소고기를 익혔는데도 선분홍색이 겉에 배어 나왔다. 피색이 아니라, 구운고기 색이 약간 분홍빛이 났다. 난 고기에 대해 잘 모른다. 뭐, 대충 앞뒤를 익혔다. 스테이크집 분위기는 이 숙소에서 도저히 낼 수 없다. 가위로 쑥닥 쑥닥 잘라서 전날 먹다 남은 미역국과 고기로 한상을 차렸다. 김치도 함께~


큰 덩어리를 소금장에 그냥 푹 찍어 입에 넣었는데~ 이거 미친 맛이다. 그냥 녹는다는 말을 이럴 때 딱 쓰는 표현이 맞다. 먼 고기가 이래? 그냥 부들부들에 고소하면서 순간 꿀꺽하고 넘어가 버렸다. 단백질과 지방 부족에 고기를 의무적으로 먹고 있는 요즘, 난 고기 피냄새를 매우 역겨워 한다. 그리고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데, 먹다 말고 한 덩어리를 더 구웠다. 아이 역시 흡입해 버렸다.


그날 저녁 타겟에서 구입한 Tendor고기 두 덩어리로 배를 채우고 우리 두 모자는 옛날 영화 '빌버리 힐스 투 캅스'를 시청했다.


하와이에 와서 최고로 맛난 고기를 먹은 날이었다.


'Target' 고마웠어.

이 아줌마 하와이에서 이마트 저 마트 구경 다니는 재미에 빠져 있는데 고기맛까지 이리 맛나주면, 이번 주 중에 다시 한번 더 방문해야 할 것 같아.


그리고 아이 이어폰도 타겟에서 구매했는데 꽤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 월마트와 비교해 본 결과 거의 동일했다. 한국보단 확실히 저렴하게 구입했다.


하와이는 외식비가 참 비싼 것 같다. 하와이에 머무는 동안 월마트와 타겟에서 주로 장을 보았고 급한 것은 그 유명한 'ABC' 마트에서 해결했다.


집에서 차로 4분에서 6분 거리에 위치한 마트가 타겟과 월마트라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그렇게 하와이에서 어느날 하루가 또 지나갔다.


.

.

by choi.










 





매거진의 이전글 하와이 첫주, 코스트코 장본뒤 뭐먹고 살았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