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인A Jan 02. 2023

[유학11] 4번 거절 당한 논문 마지막 투고

좋은 동료가 되자


이메일 제목 "Decision on your  manuscript ..." 을 보고 침을 삼켰다. 마지막 시도라고 생각한 저널에서 까다로운 Major revision이 왔었고 다음은 없다고 생각하며 한 달 동안 최선을 다해 revision을 했다. 그 결과가 메일함에 도착했다.


"We are pleased to inform you that your manuscript has been accepted for publication in ..."


... 만세.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니 그러니까 이 논문으로 말할 것 같으면... 4번 거절(reject) 당하고 5번째 투고였다. 4년 전 시작한 연구였고, 처음 투고로 부터 1년 반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번에도 리젝이면 어쩔 수 없이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구를 버리지 않아도 되어서 정말 정말 다행이다. 


나의 보스는 "This is a lesson in the benefits of persistence"라며 메롱 이모티콘을 같이 보냈으나 솔직히 나는 농담으로라도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고 그저 내 인생이 일사천리로 만사형통했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이렇게 생겨 먹었다면 그런대로 또 살아내야겠다. 



실제 받은 이메일의 일부



이 과정을 함께해준 존재들에게 감사하다. (갑자기 수상소감이냐)

공저자들, 가족들, 그리고 thanks to God.


연구자의 길을 간다는 건, 비단 사회에 필요하고 중요한 연구 질문을 찾아 엄격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답을 찾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끝없는 수정, 수많은 comment, 수많은 거절(reject)을 겪으며 살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지친다. 지치고 또 지친다.


그럼에도 지친 나를 다시 일하게 하는 것은

1. 재밌고 의미 있는 이 분야의 매력

2. 이번 달 카드값과 먹여 살려야 하는 가족


그리고 마지막으로...

3. 동료의 존재


동료는 나를 지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지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 된다. 동료의 말 한마디로, 동료의 표정 하나로, 이제 힘이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어디선가 다시 힘이 생겨서 일어나게 된다. 이번에도 나는 그냥 포기하려고 했는데, 보스가 너는 혼자가 아니라며 같이 해보자며 잡아줬다. 사실 일은 1저자인 내가 거의 다 해야하지만 (ㅋㅋ) 그래도 옆에서 힘이 되어주고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힘이 되었다. 


일은 여러 이유로 안 풀릴 수 있다. 그럴 때마다 혼자가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

좋은 동료를 만나서 감사하다. 

앞으로 좋은 동료를 만나길,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좋은 동료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일단 오늘은 남편에게 좋은 육아 동료가 되어보자)




작가의 이전글 [유학10] 두번째 지원. 불합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