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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Jun 25. 2023

무릇 디자인이란

23년 6월 25일 그림일기

무릇 디자인이란,

C 커브와 S커브, 그리고 직선으로 우리 주변에 존재했으면 하는 [X]를 존재하게 하는 작업이다.


오늘 아침에는 디자인에 대한 나 만의 정의를 내려보고자 합니다. 디자인 분야에 28년을 넘게 몸담고 있지만, "디자인은 문제해결이다."라는 유명한 디자이너의 말을 진리인 것처럼 반복하고 있는 자신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싶어졌나 봅니다.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싶었던 직접적인 이유는 또 있었습니다.


인터넷 마케팅, 디지털 마케팅, 자기 계발 강연마다 "상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곧 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라는 소름 끼치게 디자인과 유사한 개념을 접할 때마다 "어~ 어~ 그거 디자인에서 하던 건데! 마케팅에서 한다고 하면 이제 디자인은 뭐 하지?" 라며 불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이란 분야가 원래 잡식성과 자가증식성이 강한 분야라서, 미술, 마케팅, 공학과 심리학, 그리고 사회학에서 발굴한 개념과 연구 방법론을 디자인 분야로 이식하여, 거침없이 이 분야를 자가증식하는데 발굴의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래서 UX디자인도 서비스디자인도 디자인 엔지니어링이란 분야도 디자인 분야로 흡수 통합하여 덩치를 키워냈습니다.


이렇게 덩치를 키울 때는 "디자인은 문제해결이다"라는 명제가 잘 어울렸습니다. 현대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럿의 전문가를 모셔와서 협력하게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문제해결을 하기 위해 모여서 일을 한다는데 말릴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죠. 


디자인 분야의 덩치를 키우며 "모두가 디자이너"인 세상을 꿈꿔왔고, 사화적으로 어느 정도는 그 꿈을  실현한 측면도 있었습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본인을 소셜디자이너라고 불렀으니까요.


하지만, "디자인은 문제해결이다"라는 명제는 동시에 디자인 분야를 배워, 이 분야에 종사하려는 학생에게 혼란을 준 측면도 있습니다. 마케팅을 배워도, 공학을 배워도. 심리학을 배워도 모두 사용자를 위한 문제해결인데, 디자인은 배워서 뭐 하지?라는 의문을 품고 졸업하는 학생들에게는 특히나 더요.


디자이너는 어느 분야에나 잘 융합할 수 있도록 유기적이고 유동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입니다. 혹은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신선하고 창의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라는 자기 위안적인 정의도 반드시 필요합니다만,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수련의 의지를 다지고자 할 때도 디자인이란 업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무릇 디자인이란,

C 커브와 S커브, 그리고 직선으로 우리 주변에 존재했으면 하는 [X]를 존재하게 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매일 아침 이 정의를 일상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크로키를 하면서요.


원형, 사각형. 그리고 삼각형을 조합하여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을 완성한 디자이너가 많습니다. 매일의 수행을 통해서 말이죠.


디자이너도 사용자의 문제해결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 자신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데에도 매일 수련을 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봅니다. 특히나 인공지능의 시대에는요. 더욱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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