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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ug 20. 2023

행복 해킹하기

우리의 공통점은 배고프고. 외롭지만 작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점이다.

위 인스타그램 게시글(@_bincan_)에 760개의 좋아요가 달린 걸 보니, '행복'이란 단어를 좋아하는 사람이 참 많은 것 같네요. 이 글을 작성하면서, 나는 왜 행복해야 하지? 잠깐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단 행복한 감정 상태에서는 집중과 몰입이 더 잘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불안한 심리 상태일 때에는 온갖 잡생각만 떠오르고, 글쓰기도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책상 앞에 앉아있기보다는 냉장고 문을 열어보기도 하고, 냉장고에 있는 사각 치즈를 꺼내어 입에 물어보기도 하고, 침대에 잠시 누워 딴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순간적인 행복감이라도 빌려 일단 글을 완성하려고 하는 나만의 행복 해킹법이죠.


서은국 교수는 2014년에 '행복의 기원'이란 책을 출간했습니다. 2023년에 다시 2판 8쇄가 출간되었더군요. 


이 책에서 서은국 교수는 '행복'이 도구라고 합니다.

행복은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신적 도구일 뿐이다. (p.71)

낭만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과학자적 생각이죠. 하지만,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 존재가 아니고, 행복해야 무엇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주장했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합니다. 우리의 뇌가 그렇게 생겨먹었고, 그렇게 진화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더 많은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그래서 더 성공하기 위하여 그렇게도 '행복'을 외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저자는 욕구의 최종 단계인 자아실현에 도달하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p.184). 성공하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죠.   


'행복'은 무의식적인 감정 반응이라고 하지만, 과학은 또 그 감정의 메커니즘을 해킹하여 '행복'을 호출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몇 가지 행복 해킹법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째: '돈' 자체를 보지 않거나, '돈' 생각을 덜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 지수'를 높일 수가 있다고 합니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돈 생각'이 행복 감정이 샘솟는 것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하니 (p.111), 행복 해킹법을 찾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둘째: '행복'을 더 잘 느끼는 유전적 형질이 있다고 합니다. 즉, 행복감은 유전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에 목말라하는 이유는 행복이 생존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사람이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고, 더 성공한다고 하니, '행복' 유전자가 덜한 사람으로 태어난 사람은 노력으로 나머지 부분을 채우려고 하는 것이겠죠. 이 '행복'을 얻기 위해 누구는 '더 웃기는 사람이 되고자', '누구는 더 창조적인 작품을 만들고자', '누구는 더 인정받는 말을 하고자' 오늘도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셋째: '공연'이나 '연극'같은 경험을 사기 위한 지출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합니다 (p.145). 물론, 자원봉사도 높은 행복감을 경험하기 위한 방편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요. 그 들은 시간이라는 자원을 타인을 위해 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p.147). 물건을 사기 위해 모아둔 돈이 있다면, 대신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장을 찾아가 보시면 어떻실는지요? 그리고 행복감을 비교해 보는 겁니다. 


물론 저는 지금 당장 그림으로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요. 행복을 해킹하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린 그림을 가지고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이렇게 글로 써서 커뮤니티와 나누고 있고요. 모두 행복 해킹에 해당하는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푹 빠졌는데요. 이 작업 또한 재미가 쏠쏠합니다. 왼쪽의 이미지를 입력하면, 오른쪽처럼 원래 이미지를 변주한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조수 한 명이 생긴 것 같아 행복하죠.  


아마도 내 그림에서 색상과 아우트라인을 학습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때 참조하는 듯 보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행복해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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