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알바, 브랜딩 (1)
네 눈에 띄였음 좋겠어 - 도깨비의 탄생
동네알바는 2020년 11월 론칭한 알바 구인구직 서비스에요. 프로필만 등록하면 무려 사장님에게 먼저! 사려깊은 근무 제안을 받을 수 있답니다. 불안한 마음이 가득한 알바시장에서 사장님과 알바님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멋진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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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네알바의 첫 이정표
진짜 린했던 BI 작업기를 소개합니다
MVP를 준비하며, '가까운 거리'에 니즈가 있는 사용자들에 집중하기 위해 '동네알바'로 서비스명을 변경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어요.
여담 : 동네알바의 맨 처음 이름은 '알바풀'이었다는 사실그렇게 정해진 '동네알바'의 출시를 위해 BI를 정해야 하는 시간이 오고야 말았지요. 자, 맨땅에 헤딩할 시간. 극초기 스타트업 특성상, 저는 당연히 우리 팀에 직면한 문제를 '디자인'으로 푸는 사람이었기에 브랜드 디자인 또한 제 업무였어요. 일러스트는 어찌 그릴 수 있었지만, 부끄럽게도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비전공자인 저는 브랜딩의 B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해보자. 그렇게 '동네' 혹은 '지역'을 모티프로 한 무수한 시안들이 나왔어요. 그중 맘 속으로 버린 시안 또한 자연스레 생겨났어요.
브랜드 디자인을 처음 접한 제게 기본적인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는 것은 큰 과제였어요.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자니, 프로덕트 내에서 스스로 운용 가능할 정도의 그래픽을 내는 것이 한계였어요. 그런데 그 한계를 뛰어넘어야 할 일이 벌어지고 말았죠.
그 일이 벌어졌던 제1회 워크숍! 매우 즐거웠습니다.워크숍에서 모아진 원기옥
출시를 코앞에 두고 처음 열린 워크숍이었어요. 워크숍에서 제품에 대해 말하던 와중, '눈에 띄는 룩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졌어요. 또한 앞으로 우리가 가꿔갈 수 있게끔 애정이 듬뿍 담겨야 한다는 것도요. 알바 시장에서의 후발주자인 만큼, 확실한 차별화를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였어요. 백 퍼센트 동감하는 바였습니다만, 미처 경험해보지 않은 드넓은 디자인 세계에 대해 잘할 수 있다고 용기 내어 말하진 못했어요. 시간 또한 부족했기에…
하지만 역시, 팀이 좋다는게 이런거죠! 제 개인으로서는 내지 못할 용기를 팀원들이 북돋아 주었어요.
"캐릭터로 갑시다." - CEO
"캐릭터로 가죠." - CTO
"캐릭터로 가보자고." - Manager
2. 도깨비의 탄생
시선 강탈인 캐릭터를 만들어보자.
네. 맘 속으로 버렸던 시안, 그것이 채택되었습니다.지금 이 시안을 바라보는 제 마음과 여러분의 마음이 같을 거라 예상해요. 저 스스로도 '이게 될까...?'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으니까요. 모두의 이정표가 되는 표지를 만드는 셈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를 믿어주는 팀원들은 함께 캐릭터를 아이데이션 하며, '연결'을 주로 삼는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자고 힘껏 얘기해 주었어요.
"핀과 핀을 연결하면 어떨까요? 꽃게 모양이 되지 않을까? 말미잘과 함께하면 공생관계가 되니까." - CTO
"아니야 꽃게까지는 너무 복잡해요. 그렇다면 화살표를 넣어볼까요?" - 나
"귀엽기만 하면 안돼요. 우리의 의미가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 CEO
"이 친구 이름은 뭐가 될까요?ㅎㅎ" - Manager
등등의 아이디어를 퀵하게, 퀵하게...
그렇게, 우리의 MVP BI인 도깨비가 탄생했습니다.
불쾌한 골짜기와 시선강탈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도깨비. 이 글을 쓰는 지금,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동네알바의 첫 얼굴을 꺼내어 공개(박제)합니다. 당시에 제 눈에는 더할나위 없이 잘생겨보였어요. 시장에서 환대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였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첫 단추임이 틀림없었습니다. CEO 정희님과 함께 앉아 이리저리 커서를 움직이다, 화살표를 뾰족 나온 이빨처럼 배치했을 때,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어요. 마치 하나의 자식을 낳은 것 같았달까요. 우리는 이것을 '동알이'로 이름 붙이고 최선을 다해 진지했습니다.
정했으니, 빠꾸 없다! 앱 내 그래픽도 최대한 톤에 맞게 전개했지요.진짜 이렇게 출시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었어요. 출시 후에 저는 유저들이 핀 모양의 눈을 보고, 앱 안의 모든 핀을 볼 때마다 눈알을 떠올리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했어요. (눈알 알바가 되는 거 아냐...) 하지만 모두가 진심을 다해 준비한 제품이었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준비할 태세는 완벽했어요. 왼쪽 눈망울 하나에 정성을, 오른쪽 눈망울 하나에 열정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3주 만에 첫 매출을 얻었어요. 출시 두 달 여 만에 3만 회원을 기록했어요.
첫 매출을 맞이했을 때,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첫 동알이!3. 도깨비, 그 다음은?
완전무결함 보다는 모두가 함께 꿰는 첫 단추.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함께 설계하는 브랜딩, 그리고 그에 대한 지지로 완성해 빠르게 출시하며 MVP를 검증할 수 있었어요. '잘 안되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우리들이 도와줄게'라고 말해주는 팀원들이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몰라요.
도깨비 모양을 한 동알이는 우리가 준비한 총체적인 제품의 일부였기에, 등장을 알리는 발빠른 신호탄이었기에, 얼마만큼 성과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측정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우리의 제품이 시장에서 꿈틀꿈틀하며 작동하고 있다는 것 만큼은 분명했어요. 당시에 제 눈에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동알이었답니다.
그러나 다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성장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더 빠른 성장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더라구요. 첫 유저를 맞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더 넓은 유저를 모으는 것이 가능할까? 너무나 빠른 첫 도전, 그 사이 미처 해결할 수 없었던 미숙함을 계속 방치해도 될까? 우리의 진심이 이 룩으로 오롯이 전달될 수 있을까? 와 같은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Kill Your Darling. 사적인 감정은 죽여라.
저는 자연스럽게 이 첫 단추를 어떻게 하면 냉정하게 평가하며 발전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빠르게 맛봤던 '브랜딩'에 대해 조금 더 심도 있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더 완성도 높은 그래픽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었습니다. 더 나아가 팀에게 애정을 넘어 자랑할만 할 표지를 선사하고 싶었어요.
알고리즘의 축복이 이런 것일까요. 점심시간 웹서핑을 하던 제게 원티드의 한 클래스 광고가 눈에 띄었습니다.
https://brunch.co.kr/@sua0691/3
Only Lovers Left Alive
* 사랑이 아니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제 좌우명이에요.
동네알바, 알바 구인구직 시장을 혁신한다
* 제가 만들어가는 서비스를 이 세상에 꼭 필요한 것으로 만들겠다는 주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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