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향적인 삶과의 거리두기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여러가지 일들과 상황들을 대할 때, 난 항상 목적을 가지고 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난 인간관계를 유지함에 있어서도,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생겼을 때도 늘 이걸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그 목적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는다면, 금방 흥미를 잃고 포기하곤 하는 그런 사람임을 늘 느낀다.
18년도에 유럽여행을 시작하게 되면서, 내가 경험한 여행을 기록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블로그를 개설하게 되었고,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가 바라던 바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점이라면.. 그냥 글을 쓰는 행위가 그 자체로써, 그리고 내가 쓴 글을 읽어보는 것이 그저 재미있게 다가왔고, 즐거웠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었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 이후에 이어진 여행도, 그리고 요즘들어 자주 적고 있는 책 후기글도, 전시 후기도 모두 그냥 좋아서 한 것들이다. 여러 후기 글들을 작성하면서 검색하며 알게 된 블로그 이웃 분들에게 한 이웃 신청들과 공감 또한 마찬가지로. 그들이 그냥 좋아보여서, 그리고 그들이 쓴 글들이 좋아서 그랬지, 단 한번도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한 적 없다. 내 자발성에 의한 행동이었고, 그저 즐겁게 해 왔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나도 블로그 5년차가 되었다. 비록 작은 블로그이지만, 이백 개에 가까운 글들을 적으면서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무난히 5년이라는 시간을 좋은 취미를 갖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요즘 하고 있는 운동도 마찬가지인듯.. 작년 여름에 시작했으니 이제 반 년정도 되었는데, 큰 스트레스 없이 나름 잘 운동 습관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운동이 그저 즐겁고 좋기 때문이지, 몸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목적 때문이 아니다(당연히 처음에는 그런 목적을 갖고 접근했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런 목적성은 사라진 듯..)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무거운 것들을 드는 행위 자체가 즐겁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시점부터 운동 하는게 재밌어졌다. 이런 태도 덕분에 외적으로 조금 더 자신있는 몸을 가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할 예정이다.
좋아서 해야한다. 어떤 목적을 갖고 시작하더라도 이걸 어떻게 하면 좋아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지속력 있게 무언가를 유지해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단기적 목적으로 접근한다면 분명 금방 지쳐 포기하기 마련이고, 그러면 그 단기간에 얻은 것들은 순식간에 쉽게 사라질 것이다. 지속 가능성과 흥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고, 이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