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아 멈춰라. 좋은 믈로 흘 때..
'가만있어봐, 지금이 몇 년도더라···'
3초가량의 뇌 정지 끝에 휴대폰을 켰는데,
당연히 알 거라 생각한 건지
현재 시간만 비추고 연도는 말해주지 않길래.
이런 나에게 나도 그만 당황해버려서 달력 앱 확인할 생각은 못하고,
네이버에 '올해가 무슨 년도', '올해 2020년 2021년'이란 말도 안 되는 검색 키워드를 조합하다 마침내 2021년이란 답을 얻어냈을 때.
내면 깊숙이 정말 몰랐는지, 아님 알고도 외면하고 싶었는진 몰라도 '와, 잠시만. 2021년이라고?' 곱씹고 놀라는 와중에
그마저도 한 달 남짓 남았다는 사실이 날 서글프게 했다.
예전엔 오름 직한 언덕 위 나보다도 큰 돌덩이 하나를 굴려 올리며 한 해 한 해 넘기는 기분이었다면, (이미 충분히 어려웠다.)
이제는 가파른 내리막길 걷잡을 수 없이 내리 달리는 돌덩일 따라잡으려 애쓰며, 시간도 걷잡을 수 없이 따라 흐르는 느낌이다. (그나마 내리막길이라고 쉬울 줄 알았는데 웬걸, 그냥 쭈그리고 앉아 무념무상 같이 구르고픈 맘뿐이다. :)
어디로 향하는지, 계절은 얼마나 바뀌었고 나는 왜 따라가는지, 애초에 이 돌덩이는 뭐하는 새낀지 묻고 답할 겨를 없이 나의 올해가 갔다.
돌 굴러가듯
우당탕탕 2021년이다.
한 달 남았다니. 흑.
온 줄도 잊었는데 가네.
붙잡을래도 잡히지 않을 거 아니까.
이만 잘 가고,
2022년 드루와!
(아, 근데 나이 한 살은 들어오지 마. 도로 들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