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스스롤 혼자 두더니 끝내 눈물을 보였다. 외로워서. 혼자이고 싶고, 같이 있고 싶나 보다. 어렵지만 왠지 뭔지 알 것 같아 함께 울었다.
사랑이 넘치나 맘껏 내비치기 두려운 사람인 듯했다. 그럼에도 삐져나오는 사랑은 날 위해 아침 일찍 싸놓은 아보카도 샌드위치에서, 단백질 보충하라며 재워 얼려둔 불고기에서, 평소 시선이 가늠되는 맘에 드는 내 사진에서, 몸에 안 좋은 음식은 질색하면서도 내가 제일 좋아해서 덩달아 칙필레(Chick-fil-A)가 제일 좋았다는 네 말에서 다 들통이 나버렸다. 처음엔 유추했고 점차 확신했다. 과연 너는 나를 애정하는구나!
간접적인 감정의 고백은 본래 있는 감정을 소모시켜 성가시기 일쑤지만, 곁에서 은은히 지속적으로 풍기는 너의 감정은 그 어떤 향보다 짙고 또 궁금해.
있지, 네가 내 시답잖은 언어유희에도 ”역시 작가님”이라며 심심찮게 감탄하듯 너의 사진이 내게 꼭 그래. 이면에 검은 렌즈 뒤에 숨어 낯선 이들의 웃음을 담는 탓에 더 외로운 건 아닐까 마음이 쓰였어. 그래서 이번엔 내가 글로써 널 담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동차 창문을 죄다 열고 냅다 노래 지르며 내달리던 때를 기억하자. 백미러에 빛나던 붉은 태양도, 그 덕에 안길 수 있던 포근한 노을도.
서로 아무 말이 없었지만, 시선은 앞에 트인 풍경만을 향할 뿐이었지만, 그 순간 우리는 무수한 대화를 나누었지.
봐봐, 우린 혼자여도 같이일 수 있나 봐. 고로 너는 혼자인 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