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대로
버티기와 내려놓기, 둘 다 값진걸! 고로 내 마음 가는 대로!
이성이 이겨 결국 헤어짐을 택하고 머지않아 친구 하나랑 술 한잔 하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아 휴지로 마구 닦고 또 닦아내다가.
묵묵히 지켜보던 애가 입을 열더라. “지금 이 타이밍에 이 말 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별에 우는 네 모습이 우리 나아중에 돌아볼 때 되게 예쁠 것 같다. 예쁜 기억일 것 같아.”
이것도 다 지나간다고, 지나간 훗날에도 곁에 있을 거란 맘을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감탄하며 오늘날까지도 위로가 필요할 때 꺼내 읊곤 해.
그래, 삶은 길고 순간순간의 희로애락은 자칫 무지일 뻔한 것에 색을 입히지. 버티는 것도, 내려놓는 것도 모두 귀한 과정이니까. 돌아보면 피식할지 모를 추억이 될 테니까.
고로 마음 가는 대로. 나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