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복하다
자꾸만 웃음이 삐져나온다. 사무실 책상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저녁밥을 준비하다가, 그냥 길거리를 걷다가. 날씨가 맑아서, 차가 덜 막혀서, 대화가 재밌어서, 내가 좋아서 시도 때도 없이 피식 또 피식– 행복한가 보다. 행복하다. 잡음 없이 나 행복하다 확언할 수 있어 감사한 요즘이다.
마음이 들어 실행에 옮기기까지 용기보다 사랑이 필요했다. 행복하지 않은 날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머리 싸 메어 고민하고 무거운 발걸음들을 거슬러 디딘 지난 여정은 과연 나에 대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고맙고, 기특하고, 가엾고, 또 자랑스럽고! 견뎌낸 뒤에는 무얼 하든 자신 있고, 어디에 가 누굴 만나도 두렵지 않고 되려 기대가 되는 내가 남았다.
2. 말의 힘
생각이 많은 나는 극복하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로도 풀어낼 수 없는 것이 바로 타인이란 수수께끼다. 무궁무진한 미지의 영역에서 헤엄치지 않으려 답하고 묻고 또 답하고 묻길 반복하며 형언할 수 없는 안정감을 느끼는 요즘이다. 건강한 커뮤니케이션이 너무나 중요한 사람이구나, 나는. 또 묻지 않아도 먼저 말해주면 더욱이 좋고. 대화의 결이 맞으면 참 매력적이다. 그런 사람들로 주변을 가득가득 채워야지.
3. 개개인을 존중하는 사회
그럴 수 있다. 괜찮아. 사람마다 다르고 당신은 특별하다. 개인을 무시하는 사회만큼 무서운 곳이 없다. 칙칙한 회색빛에 오답만 가득한 그곳. 너도 나도 정답이 되려 불태워 싸우는데, 정답이 되어도 결국(겨우) 잿빛을 띠는 곳.
그 안에서 날 꽁꽁 안고 지키고 싶은데, 혹여나 색이 튈까 눈알을 바삐 굴리다 보면 어느덧 한 줌의 재가 되어있었다. 가족이랑 친구랑 동료랑 우버 드라이버랑, 그저 일상 속에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재밌어 묻고, 듣고, 마음에 묻고– 그렇게 내 속엔 수많은 이야기가 쌓였다. 삶에는 하나로 귀결되는 공식 따윈 없고 그래서 아름다운 거란 생각이.
나도 나만의 예쁜 색을 완성하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