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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Apr 18. 2023

시작하세요, 시작이 시작입니다.

바람직하다는 말의 뉘앙스를 살펴보면 부러움이 담겨 있습니다. 저 사람은 내가 갖지 못한 걸 갖고 있다. 그건 내가 간절히 원하던 무언가이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상대방에게서 내게 없는 장점을 발견할 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속성이 내게 이미 있었다면 바람직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을 겁니다. 나에겐 그 바람직한 어떤 속성이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른 사람의 어떤 행동이나 말 또는 삶의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느꼈다면 그건 내가 간절히 원하지만 갖지 못하는 어떤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서 내가 바라는 속성을 발견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그 속성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야 해요.


노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감정이 드나요? 저는 노력이라는 단어를 보면 부정적인 느낌이 가장 먼저 듭니다. 노력이라는 글자의 한자어 풀이를 해보면 힘쓸 노에 힘 력. 힘을 쓰는 것으로도 부족해서 힘을 하나 더 붙였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힘을 쓰는 것에 더해 없던 힘까지, 말 그대로 젖 먹던 힘까지 끌어와야 비로소 노력이 완성됩니다. 그래서일까요. 노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알 수 없는 거부감이 올라옵니다. 그래서 저는 노력이라는 단어를 내가 하고 싶은 일, 혹은 나의 발전과 연결되어 있는 맥락에만 사용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자원은 한 없이 한정적인데 굳이 쓸데없는 일에 '노력'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우리는 알아요.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요. 하고 싶지 않아도 일을 해야만 해요. 먹고살아야 하니깐요. 그런데 말이죠,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사실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면 그 일을 어떤 식으로든 하는 게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구체적인 답변을 듣기 힘듭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게 하고 싶은 일이라던지, 카페 하나 차려서 편하게 돈 벌고 싶다. 정도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세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풀어놓은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시작은 어제 친구와의 전화 통화였어요. 이 친구는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10년 넘게 근무한 친구인데요, 코로나19와 맞물려 카페 문을 닫고 영상 편집을 공부했습니다. 이후에 카페와 상관없는 일을 몇 년 하다가 드디어 유튜브의 세계에 뛰어들었습니다. 말로만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이걸 하기 위해선 저걸 배워야 하고 저걸 배우기 위해선 다른걸 또 배워야 돼.라고 시작도 하기 전에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요, 저 친구는 실제로 시작을 했습니다. 유튜브 주제를 정했고, 콘텐츠 업로드 주기도 설정했어요. 업로드 주기에 맞추기 위해 미리 주제별로 정리도 하고 있다고 해요. 거기에 파일럿 영상도 제작했다고 하네요. 제가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이 사람은 정말 바람직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친구는 제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있었어요. 머릿속으로 상상은커녕 그저 욕망만 하고 있던 일을 현실화시켰습니다. 막상 시작했지만 잘 될지 안 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어제는 의욕에 차서 눈을 반짝인 그였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호응도 없고 확신도 없어서 금방 흐지부지 될지도 몰라요. 그런데요, 그런 것과 상관없이 그 친구가 굉장히 커 보였어요. 머릿속으로만, 말로만 떠들다가 결국 현실에 안주해서 살아가는, 저를 포함한 절대다수의 사람들 속에서 어쨌든 '시작'했다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친구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고, 그 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어요. 그를 보며 이 사람은 정말 바람직하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마냥 부러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움직여야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어렴풋이 생각만 하고 있었던 일들을 현실화 시켜보자. 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듭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건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당연한 것을 시작하기란 너무나도 힘들어요. 로또에 당첨이 되려면 최소한 로또를 사기라도 해야 당첨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거창한 목표를 떠올리면 당장은 시작하기 힘들지 몰라요.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부분 부터 시작을 해야 합니다. 본격적인 시작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움직이는 것 자체가 훌륭한 것입니다. 그 대상이 원하던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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