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조 May 02. 2023

2차전지, 지금이라도 살까요?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아야 한다. 쌀 때는 주위 사람들이 아무도 주식이야기를 하지 않을 때고, 비쌀 때는 모두가 주식이야기를 할 때다. 이 정도만 알아도 주식 시장에서 살아남아 큰 부자가 될 수 있다. 성공하기 위한 비법은 어렵지 않다. 멀리 있지도 않다. 이게 정말 비법 맞아?라고 생각될 만큼 단순하다. 하지만, 단순하기에 따라 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어려운 것에 끌린다. 언제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은 이성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단순한 플롯의 영화나, 실사 영화에 비해 시각적으로 단순화된 애니메이션은 애들이나 보는 거라며 무시한다. 나의 수준보다 조금 높은 수준 혹은 월등하게 우월해 보이는 무언가를 동경한다. 내 수준으로는 쉽게 이해하지 못하기에 이면에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고 지레 짐작해 버린다. 내가 모르는 어떤 대단한 원리가 숨어있을 거야. 저것만 내가 손에 넣으면 성공할 수 있어. 하지만 그런 곳에 성공은 없다. 하지만, 성공하기 위한 방법은 너무나도 자명하게 보인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누구나 실행 가능하다.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다. 정말 성공하고 싶다면 그 방법론 중 가장 단순하면서도 이게 무슨 비법이냐고 생각할 만한 것을 선택하면 그것이 가장 빠르고 가장 크게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다.


'23년 봄, 2차 전지 관련 종목들의 오름세가 무섭다. 저점에서 벌써 열 배씩이나 오른 종목들이 있지만 지금 가격도 낮은 가격이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수준도 싼 가격이라며, 앞으로 10년 뒤에는 지금부터 10배 이상 뛸 거라고, 두고 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2차 전지 산업에 한해서 뉴 노말이 시작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2000년대 중반부터 반도체가 그랬듯이, 2차 전지가 이제 그 바통을 이어받아 시대적 주도주가 될 거라는 말이다.


테슬라, 리비안을 비롯한 신생 업체 뿐 아니라 내연기관 완성차 업체 전체가 사활을 걸고 전기차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2차 전지 업계도 수백조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하고 있고, 또 집행할 예정이다. 2차 전지는 자동차에만 쓰이는 것에서 나아가 ESS로 불리는 전력 저장소로 활용되기에 전기차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2차 전지 산업의 개화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제 집행되고 있는 투자 규모를 생각하면 관련 기업의 성장은 당연해도 너무 당연하다. 돈이 풀리는 것만으로도 내재 가치가 동일한 아파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깡통만 남은 회사의 회사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는 경우를 보았을 것이다. 하물며 이 돈이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에 흘러들어 생산 캐파를 늘리고 제품 품질을 향상하는, 돈 놀이로 끝나는게 아니라 실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에 쓰이고 있다.


그럼 지금이라도 2차 전지 관련 회사에 투자를 시작해야 할까?


정말 10년간 보유할 생각이라면 지금도 투자 타이밍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10년간의 투자를 이어나갈 확률이 0에 수렴한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10년간 주식을 보유할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을 갖춘 사람이라면 모두가 상승을 외치는 지금 시점까지 오기 전에 이미 상당 금액을 묻어놓고 굉장한 수익을 냈을 확률이 크다. 실제로 그런 장기적 관점에서 2차 전지 관련 종목으로 굉장한 수준의 자산증식을 현재진행형으로 이뤄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진입 시점은, 2차 전지 산업의 성장을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모두가 입을 모아 '뉴 노멀'을 외치던 시기는 아니었다.


주식시장은 정말 청개구리 같아서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면 꼭 반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의 2차 전지 기업들의 성장도 언제라고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22년 10월 저점을 찍고 반등한 S&P와 나스닥을 생각해 보자. 그즈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금융 위기 가능성 나아가 달러화의 약세 그리고 미국의 패권의 이동에 대한 우려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6개월째 반등 중이다. 정말로 경기침체가 심해지고 금융위기가 발생해서 주가가 전 저점을 깨고 폭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하락을 예측한 시기에 주가는 반등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제 밝은 미래, 역사적 전고점을 향한 주가지수의 상승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면 다시 주가는 고꾸라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시장의 등락은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지금 이야기한 시나리오들도 어디까지나 사후에 가져다가 붙이는,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그저 그런 문장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모두가 하락을 이야기할 때, 모두가 주식사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 못했던 그 타이밍에 과감하게 주식을 매수했더라면, 지금까지의 6개월간의 수익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현금을 손에 쥐었을 것이 분명하다.


반대로, 지금까지의 하락이 시작되기 직전인 '21년 11월을 생각해 보자. 당시 코로나 버블로 인한 폭발적인 주가 상승이 1년 6개월이나 지속되고 있었지만 연준에서는 금리 인상을 미적거리던 시기였다. 최근 20년간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를 살펴보면 경기가 회복되고 주가가 상승하는 초, 중기에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시장의 과열을 막고 과도하게 풀린 돈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기반한, 무제한처럼 보이던 인플레이션 억제제의 효과를 20년 넘게 맛보고 있던 연준은 금리 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췄다. 당시 물가 상승률은 이미 두 자릿수에 육박할 만큼 상승해 있었고, 주가는 역사적 최 고점을 연일 갱신하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금리를 올리면 시장에 풀린 돈이 줄어들고, 돈이 줄어든 만큼 주가를 버틸 힘이 없어진다. 이미 '21년 초, 이르게는 '20년 중반부터 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시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1년 하반기에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음에도 시장에 주는 충격은 크지 않았다. 아직 파티가 계속되는 줄 알고 주머니를 털어 새롭게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상승을 이야기할 때 꺼림칙함을 느낀 사람들은 시장에서 재빨리 빠져나왔다. 아무리 분위기가 좋고 상승 여력이 더 남아 있음을 역설하는 강세론자들이 온 동네 스피커를 독점하고 있었음에도 FOMO를 이겨내고 원칙을 지켰기에 역대급 하락을 피해 갈 수 있었다.


지금의 2차 전지 관련주식의 상승도 비슷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제까지나 끝을 모르고 상승하는 경우는 없다. 반드시 끝이 있다. 그 끝이 언제인지를 확신할 수 없고 FOMO역시 견딜 수 없다면, 낼 수 있는 수업료만큼만 신규 매수하는 것이 옳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기적과도 같은 투자의 기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