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템포 조절하기

내 삶의 주인은 나

by 새나

연초가 되면 새해에 해야 할 프로젝트 보고가 줄을 잇는다. 내가 계획했던 개인적인 계획들을 하나하나 이뤄가려고 했는데 회사 일이 몰리면서 개인적으로 세웠던 계획들에 에너지를 쓰지 못했다.

너무 몰아치며 일을 하다 보니 스스로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너무 열심히 달려가는 날 보면서 이렇게 안 하기로 했잖아 하는 내면의 소리가 들린다.


정신을 차려보니 너무 열심히 앞만 보면서 힘들어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혼자 열심히 달려간다고 해서 성과가 좋은 것도 아니고 하루 이틀 일할 것도 아닌데 몇 날 며칠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맞는지 점검하면서 몰아치는 나를 보았다.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할 때는 늘 걱정과 염려 그리고 답답함과 불안이 몰려온다. 과연 이게 맞는 걸까?

이 방향대로 가면 되는 걸까? 시장은 어떻게 응답할까?

고생하면서 달려갔는데 가서 보니 벼랑 끝이면 어떡하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고생한 만큼 보람을 얻을 수 있어야 할 텐데...

고객이 정말 원하고 좋아하는 서비스가 되어야 할 텐데...

진실하고 진정성 있는 서비스가 되어야 할 텐데...


오만가지 생각이 몰려들며 마치 하이에나가 나를 물어뜯는 것처럼 느껴진다. 생각이 많다 보니 가위도 눌리고 마음이 편치가 않다.


내가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적어보려고 한다.

1. 편찮으신 엄마를 만나고 올 때마다 슬프고 속상하다. 정말 한 6개월 만에 급격하게 건강이 나빠지셔서 걷는 것도 힘들 정도로 수척해진 엄마가 안타깝다. 엄마를 돌보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아빠의 건강도 걱정된다.


2. 회사에서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추진하는 일인지 신뢰가 가질 않다 보니 자꾸 의심하게 되고 이게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3. 내가 개인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운동의 생활화나 상담 심리 공부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불만이다. 회사에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게 되고 야근과 격무에 지쳐가고 있어서 맘에 들지 않는다. 연초에만 그러면 다행인데 이번 프로젝트는 꽤 만만치 않은 프로젝트라서 걱정이 앞선다. 거기다가 매년 같이 업무를 했던 사람들이 다 다른 부서로 배치되고 혼자 남다 보니 기분이 좋지 않다.

혼자 쓰레기 치우는 느낌이 든다. 잘된 프로젝트인데도 그런 기분이 들다 보니 회사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지난주 금요일에 야근하고 토요일엔 몸에 무리가 오면서 하루 종일 두통과 소화불량에 시달렸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다시금 중심을 잡고 업무 템포를 주도적으로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몰아친다고 내가 무리를 하면서까지 맞춰줄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다시 중심을 잡고 주도적으로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야겠다.


지난 주 토요일에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그림을 보러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 세한도 원본을 전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 보고 싶어졌다. 세한은 설 전후 추위라는 뜻으로 몸시 추운 겨울을 의미한다.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가 유배지에서 그린 문인화이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그림이다.


세한도(歲寒圖)’는 1844년 추사 김정희가 유배지인 제주에서 그린, 조선의 선비 정신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평가되는 문인화의 대표 작품이다. 김정희는 자신의 유배 생활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제자 이상적의 마음을 세한송에 비유하여 그렸는데, 이 그림은 또한 “겨울이 온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안다”라는 『논어』의 구절이 적힌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인은 ‘세한도’에 함축된 이런 유래를 바탕으로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출처: 네이버)


요즘 내 마음엔 한기가 느껴질만큼 매섭게 춥다. 40대가 짊어져야 할 부모로서 자식으로서의 무게가 그만큼 무겁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자식으로서 마냥 부모의 돌봄을 받으면서 살 땐 몰랐던 삶의 무게가 너무나 힘들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쇠약해져가는 부모님을 보면서 한겨울의 추위가 더욱 매섭게 느껴지고 한창 젊음을 꽃피우며 막강했던 부모님의 모습이 현재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눈물이 마르질 않는다. 눈만 뜨면 떠오르는 쇠약해진 한 떨기 잎사귀마저 간당간당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엄마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부디 이 차디찬 시절에도 그 마음 가운데 하나님이 따뜻하게 품어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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