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 혜 Jul 24. 2023

니까야 독송 함께 해요

열심히 일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3.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활동을 실천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예를 들어, 저라면 chatGPT를 이용해서 프로그래밍을 맡겨볼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을 잘 짜는 방법을 배우는 것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배워서 chatGPT에게 어려운 일을 맡겨놓고 저는 다른 일에 시간을 쓸 것 같네요. 여러분은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어떤 아이디어를 실천하시겠습니까?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보여주세요.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사건을 저지른 주인공의 범행동기다. 얼마나 원하는 일이, 하고 싶었던 것들이 원만히 풀어지지 않았으면 자신만 처참하다며 자괴감에 빠졌을까. 혼자만의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자신감이 상실되는 것도 눈치 못챘겠지. 점차 무력한 나날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에게 분노가 일어났으리라. 타인과 비교하며 매사 잘되지 않는 본인의 무능을 강하게 탓하였을 것이다. 왜 나에게만 저주받은 삶이 이어지느냐며··· 그의 내면에는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 폭력이 그림처럼 보였을 게다. 그래서 티브이 자막의 이 말이 공감되었다. 하지만 행하지 말아야 할 것을 실행한 무지한 그의 행태가 안타까웠다.


『맛지마 니까야 4권』 「행하고 행하지 말아야 함 경」에는

"세존이시여, 그러면 ① 어떤 마음의 행위를 받들어 행할 때 그에게 해로운 법들이 증장하고 유익한 법이 줄어듭니까?

어떤 자가 탐욕을 부립니다. 그는 ‘오, 저 사람의 것이 내 것이라면.’ 하고 남의 재산과 재물을 탐貪합니다.

 그의 마음은 악의로 차 있습니다. 그는 ‘이 중생들이 죽어버리기를, 파멸되기를, 파괴되기를, 멸망해버리기를, 없어져버리기를.’ 하며 타락한 생각을 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런 마음의 행위를 받들어 행할 때 그에게 해로운 법들이 증장하고 유익한 법들이 줄어듭니다."  

  또, 『맛지마 니까야 3권』 「애생경」에서는

  "자신을 해치고 다른 사람을 해치고 둘 다 해치며, 그로 인해 해로운 법들이 증장하고 유익한 법들이 줄어들며 몸으로 저지르는 행위는 사문과 바라문으로부터 비난을 사게 된다."

  그는 잘못된 견해를 지닌 채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다'며 다른 사람을 해쳤다. 자타, 둘 다를 해쳤고, 그로 인해 좋지 않은 것들은 그를 더 옭아매었고 유익한 것은 아주 많이 줄어들었다. 근래 대한민국이 왁자지껄하다.


  지난 토요일 지역 구청에서 '아이의 행복은 부모의 행복에서'란 주제로 부모들 교육이 있었다. 첫번째 강사는 '① 편견을 버려라. 사람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보고싶은 것만 보고 하고 싶은 것만 하려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속성이니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라,  과정을 인정하라: 비교가 지나치면 분노를 느낀다, 유독 우리나라만 비교가 심하다, 비교는 무기력감이 밀려와서 쌓인다. 그것은 학습된 무력감으로 매사에 의욕이 없어진다. 심하면 우울증으로 빠진다, 강사는 부모가 먼저 착각에서 벗어나라고 권유했다.

③ 함께 공감하라.'는 강의 내용을 대충 받아 적으면서 내면의 희열을 느꼈다. 귀가하여 거실의 티브이 자막으로 눈이 갔다.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일요일 오늘의 뉴스에는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타락한 발언이 보였다. 부모의 자비로운 훈육은 자식을 긍정적으로 키운다. 부모가 계시지 않았던 그는 부모의 손길이 한창 필요할 나이에 세상의 온갖 부정적인 측면만 마주하며 탐욕심과 악의를 먹으며 분노심을 키웠다. 


  나는 코비드 19가 말썽을 피우기 전까지 군부대 법당에서 병사들에게 불교를 알려주는 자원봉사를 했다. 그때 병사들에게 자신을 비하하지 말라, 비교하지 말자, 오계의 정확한 의미를 쉽게 설명해주었다. 또 '나는 고귀한 존재다. 내가 아닌 남도 고귀하다. 온 우주에서 나는 하나 뿐이다. 그러므로 개개인 모두 존귀하니 서로 존중해야 한다.' 상대방도 나와 동등하며 평등하다는 것을 깨우치려 노력했다. 병사들의 밥상머리 교육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기를 발원하며 미력하지만 봉사 시간은 '지금 여기서' 충실하였다.


  불교(佛敎)는 석가모니 붓다의 가르침이다. 한자를 풀이하면 부처 佛에 가르침 敎. 불교는 정확히 말해서 종교가 아니다. 재가자인 내가 붓다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가르침이다. 또한 철학도 아니다. 철학이 아닌 이유는 철학에는 행동강령이 없다. 붓다의 가르침에는 불자라면 실천해야 할 행동강령 오계(五戒)가 있다. 불교가 종교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은 이미 보편화 되었으나 하등의 시비거리가 아니다. 


  위키백과에서 종교(宗敎)는 "'신과 인간을 잇는다.'를 의미하는 religion을 종교로 해석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조상신(示)을 모시고 제사하는 종갓집(宀)에 사용되는 '으뜸 종(宗)'에 '가르칠 교(敎)'를 사용한다. 즉 으뜸의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기독교(천주교와 개신교), 이슬람교, 힌두교, 유대교 등은 종교라는 용어가 적합하다. 붓다는 고苦와 고멸苦滅을 가르쳤지 위의 설명처럼 신과 인간을 잇는 가르침은 설하지 않았다. 그 당시 병사를 가르칠 목적으로 욕심을 부린 결과는 병사들보다 내가 불교를 바르게 이해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병사들에게 열정을 쏟았던 이유는 바른 가르침이 필요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생명을 경시하는 이즈음에 '① 살아있는 생명체 해치는 것을 멀리 하기(불살생,不殺生: 사람으로 제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를 일컬음)'  '남이 주지 않은 것 가지는 행위를 멀리하기(불투도,不偸盜: 도둑질 하지 말라는 문장이 자율적으로 멀리 하라고 권한다. 강제성을 띠지 않는 것이 오계의 특징이다.), ③ 잘못된 성행위는 멀리 하기(불사음,不邪淫: 나의 아내가 아닌 여자와 남편이 아닌 남자와 성관계 하는 것 멀리함) ④ 거짓말 하는 것을 멀리하기(불망어,不妄語: 법정에 출두하여 증언할 때 본 것은 봤다, 안 본 것은 보지 않았다고 말해야 한다. 그러나 봤으면서도 안봤다, 보지 않았는데도 봤다고 하는 것이 '거짓말'이다.) ⑤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술이나 약물을 멀리하기(불음주,不飮酒: 술, 마약, 도박, 게임중독 등이 정신을 혼미하게 함).' 병사들이 오계만이라도 이해한 뒤 제대하면 대한민국의 현실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절망에 빠지게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원인이 된다고 자부하였다.


  오계를 잘 실천하면 내가 바뀐다. 불운이라고 했지만 작은 노력으로 공덕이 쌓이면서 과보를 누리는 내가 생활하며 알아차려졌다. 나는 고작 몇 명이 심지 뽑기를 해도 꽝! 심지어 얼마 전에는 '대구교통공사와 함께하는 <나비부인> 무료관람 이벤트'가 공시됐다. 지하철 역사에서 발견한 홍보물에는 신청하여 당첨되면 무료로 '나비부인'을 관람하는 것. 보나마나 안될 것이 뻔하여 작은 딸에게 대신 신청하라며 미루었다. 딸은 둘 다 되면 최상이고, 누구든 당첨되면 그 또한 좋으니 같이 해보자는 것. 역시 똥손은 금손인 딸 덕으로 오페라 하우스에 입장하였다. 똥손은 지금까지도 운이 따르지 않는다.


  운이 따르지 않아서 똥손이라 했다. 금손의 자식이 불운한 똥손을 채워주었다. 자식들이 채우는 유익한 상황은 오계를 지키고 실천하면서 내가 변한 원인의 결과다. 내 아이들에게 베풀지 못했던 가정교육은 붓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손주에게 실습하고 있다. 어린 두 녀석이 할미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내면에서 화가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뜻대로 되지 않는 손주를 보며 화내는 어리석은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배운다. 나의 붓다는 손주이고, 자식들이다. 생각을 돌릴 수 있는 여유와 지혜가 생겼다. 내가 변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을 삼남매가 인정해주었다. 그래서 강의를 들으며 희열감이 들었다.


  젊음은 예기가 짙푸른 녹음과 같다. 나무의 가지를 잘라내면 낼수록 지치지않고 새 가지를 내밀어 뒤질세라 잎과 가지를 키운다. 희한하게 어느 순간부터 예기가 둔해진다. 새 가지를 더 키울 수 없는 때를 자인할 수밖에 없다. 한참 왕성하게 활동할 땐 무서울 것 없이, 두려움을 모르는 듯 앞으로 전진했다. 그래서 젊음이 좋다고 그리워하나 보다. 강사의 말처럼 착각에서 벗어나 집착심이 옅어졌다. 생긴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면서 비교하지 않으려, 편견, 나만 옳다는 아집과 집착의 무게를 줄일려고 날마다 손주 스승님을 대하며 강도가 옅어지는 보람을 맛보고 있다. 나만의 생산성 올리는 방법이다.


  내가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활동을 실천할 수 있는지 틈나는 대로 사유했다. 지금의 나는 인생의 노년기를 걸으며, 과거의 어리석음은 내 품에 끌어안고 등을 토닥여 주었다. 부끄러움과 수치를 알았으므로 현재는 주위에서 '맑고 곱다'는 칭찬을 듣지 않느냐며 나의 긍정에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살아온 나의 삶은 정리했고, 남은 날은 건강하고 지혜로운 노후가 되도록 조용히 관조하며 살고자 한다. 


  금년 초두에 생산성을 올리는 일로 '니까야 독송을 함께 해요' 라는 독서모임을 이끌고 있다. 회원들은 열의를 가지고 니까야 독송에 최선을 다한다. 나는 그것으로 만족하며 하루도 빠지지 않으려고 부지런을 떤다. 회원들이 인증을 못하면 참여 못하는 그 심정을 공감해주며 느리더라도 함께 하면서 4부 니까야를 완독하자고 카톡을 보낸다. 이 순간이 나를 다듬는다.



사진 : 정 혜.


대문 사진 : 초기불전연구원이 발간한 맛지마 니까야 표지다.


아래 사진 : 강의 시작 전.



https://brunch.co.kr/@0814jsp/340



  

#불교 #오계 #팔정도 #금손 #똥손

작가의 이전글 공존, 어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