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스크 첫 번 째 이야기, 인연인 줄 알았던 우연의 눈가리개
"신성", "약속", "가족", "평생", "희생", "영원". 결혼을 나타내는 단어들이다. 나 또한 이러한 가치를 사랑하며, 그래서 결혼을 했다.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이를 만났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했다. 그게 리스크를 동반한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 결혼에는 단어의 순서 차이 뿐, 예외는 없었다."
이 글은 결혼, 그 행복한 꿈을 꾸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원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지만, 결혼은 하이 리턴 후 하이 리스크이기 때문에, 종종 많은 이들이 헷갈려 하는 것 같다. 나는 우선 2년차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군분투 중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내게 결혼이 리스크였던 이유는, 난 결혼 없이도 잘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8년차 대기업 직장인이었고, 대출이 있었지만 내 명의의 아파트에서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다. 유부녀 지인들이 비혼의 독려를 가장한 자기 자랑을 할 때면, 적당히 맞춰주며 대리만족을 하곤 했다.
자유가 자유인지 모를 때 쯤, 나는 무료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해외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전남친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는 결혼 전제의 연애를 하고싶다고 했다. 결혼은 모르겠으나, 연애에는 동의하고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다. 나는 이것이 인연이라고 여겼으나, 언니들은 우연이라고 했다.
"나를 아끼는 이들이 말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결혼 적령기인 우리 커플은 빠르게 결혼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재회라는 키워드는 더욱 그것을 가속화시켰다. 나는 전혀 그럴 이유가 없었음에도 그렇게 진행이 되었고, 뭔가를 느낀 아빠와 언니가 브레이크를 걸려고 하였으나 나는 개의치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남편이 차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속물적인가? 나는 아빠와 언니가 너무 물질적으로 접근한다고 생각했다. 아빠는 금융계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였음에도, 나는 그 의견을 무시했다. 그만큼 결혼을 앞둔 나는 눈가리개가 씌워져 있었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단순히 차가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그들의 현금흐름이 얼마나 문제가 있었는가의 얘기였고, 그걸 알아차렸을 당시는 이혼을 앞둔 시점이었다.
여자들에게 "언니들"이란 중요한 존재들이다. 내가 보지 못하는 거울을 보고 대신 말해준다. 간혹 나의 촉과 다르더라도, 듣기를 권한다. 나처럼 고집불통이 아니라면. 그들이 말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누군가 결혼에 대한 고민으로 이 글을 본다면 제발 그들의 말을 나보다는 귀담아듣길 바란다. 결과적으로 나는 그들의 말을 덜 중요하게 들었기 때문에, 하이 리턴을 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