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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귀차니스트 Jun 11. 2023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고

다 읽고 난 후, 좋은 꿈을 꿀 듯한 기분이 든다

이미예 작가의 약력부터 심상치 않다. 전형적인 이공계 학도로, 전직 반도체 엔지니어였다는 약력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랍도록 쓱쓱 쉽게 읽히는 글솜씨였다.

(전공과 직업만으로 글솜씨를 예측하는 건 편견일 수 있긴 한데 그렇게 생각했다는 거다.)

게다가 그녀가 만든 세계가 정말 존재하는 듯 느껴지게 하는 상상력 또한 대단했다.


페니라는 직원이 달러구트 백화점에 취직하며 이 ‘꿈의 세계’와 달러구트 백화점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녀의 시선에서 서술된다. 각 인물들의 성격 묘사도 확실하고, 이름도 잠과 관련된 단어들로 지어서 재미를 주었다. (야스누즈(snooze: 잠깐 자다) 오트라, 와와 슬립(sleep: 자다) 랜드, 도제(doze : 깜빡 잠들다) 등이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다:


현실의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 하고 꿈에 대한 대가로 감정을 받아, 그걸 화폐처럼 쓴다는 아이디어도 매우 재밌었다. 꿈이 현실 속 사람들이 각자의 고민을 해결하거나, 벌을 받거나, 서로 만나 사랑을 하도록 영향을 주는 것도 재밌는 요소이다.


개인적으로 작품 속에서의 로맨스 라인들이 진짜 좋았다. 꿈 세계 속의 비고 마이어스와 자각몽을 꾸는 현실의 여성의 이야기도 좋았고, 페니와 막스의 은은한 로맨스(아직 막스의 짝사랑인 것 같지만)도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해줬다.


어려움 없이 술술 읽히는 문체에, 기분이 좋아지는 이야기들이라 읽고 나면 정말 기분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듯한 책이었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고, 페니의 로맨스를 더 보고 싶어서 작가님이 빨리 3권을 내주셨으면 좋겠다.


가장 기억에 남던 구절: (정확하진 않은데 내용이 대략 이랬다) “시간의 신의 세 제자는 사실 모두 한 사람에게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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