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비가 분무기 물 뿌리듯 오던 날
별생각 없이 길을 걷다가 바닥에 무언가 있는 것을 느끼고, 반사적으로, 소스라치게 놀라며, 한쪽으로 펄떡 뛰어 피했다.
똥인가 했는데 움직인다. 움직이는 똥인가 하는데 똥이 사족보행을 하기 시작했다.
개구리다.… 아니 자세히 보니 두꺼비였다.
와… 공룡 같다.
요즘 세상에 서울에서, 그것도 새로 지은 아파트 공원옆 인도 한복판에서, 마치 논두렁을 기어 다니는 듯한 두꺼비를 만난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정도의 사건은 아니지만 나는 그런 느낌이었다.
멸종된 피나코사우루스를 만난 느낌!
두꺼비를 뒤로 하고 다시 가던 길을 걸었다. 그리고 바랐다.
제발 로드킬만 당하지 마라, 두꺼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