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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Joo Apr 28. 2021

유리멘탈

 유리멘탈이라고 들었다. 인터넷에 널린 게 관련 글들이니 유리멘탈이 무엇인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싶다. 그 극복 방법으로 자존감 높이기,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 관심 끄기, 사무적으로만 대하기 등등 방법은 널렸지만 딱히 맘에 와 닿는 글이 없는 것은, 아마도 읽고 있는 중에도 받았던 상처를 몰래 웅크리고 핥느라 바쁘기 때문인 것 같다. 착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고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하면 만만히 보이지 않는다고도 하고, 사주가 그러하고 올해 운이 더러우니 자중하여 참고 넘어가리 등등의 나름의 원인을 생각해 본다. 그저 미친 사람 상대를 해야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한숨 섞인 웃음을 지어보지만 이것도 매일같이 이러니 머리카락이 자라려다 스트레스받아 멈춘 듯하다. 감히 추측하건대 감정노동이라는 것을 업으로 삼는 분들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싶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mamagement에 속한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매일 일어나는 상황들도 종종 장애가 생기고 있다. 내 기준에서 그렇다는 말이긴 한데, 하필이면 왜 오늘이고 하필이면 왜 나야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작업이 2인 1조를 이루어야 중간에 점심 휴식이라든지 화장실을 가야 할 때, 걱정 없이 갈 수 있다든지 할 수 있는데 내 파트너를 받아서 시작을 해도 곧 다른 관리자가 와서 다른 곳에 인원이 더 필요하다고 데려가고 만다. 어떤 날은 엄청난 양의 물량이 쏟아지는데, 혼자 사방을 뛰어다니며 내 지정 파트너가 출근하기를 기다렸더니 그날따라 아파서 출근을 못 한다고 연락이 온다. 문제가 생겨서 미리 보고하고 지침을 받으려고 갔더니, 바쁜데 뭐 이런 걸로 자기 시간을 뺃냐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며 나를 대한다.


 네. 저는 이 우체국 공장의 수백 명 중에 하나이며 언제든 갈아치울 수 있는 막노동 직원들 중 하나입니다.

 만. 

최선을 다해 맡은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좋은 태도를 가진 직원의 성격을 악이용 하시지는 마세요. 벌. 받. 아. 요. 죽을 때 곱게 못 죽으세요.

 

 맞다. 난 유리멘탈이다. 다들 그러려니 하는데 나도 그러려니 하면 이 잘못된 시스템에 길들여지는 것 같은 억울함에 자꾸만 삐뚤어지고 싶어 진다. 그리고 그럴수록 스트레스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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