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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sBeluga 고래아가씨 Mar 14. 2020

미국 학교 말고, 교회 말고 ‘제3의 길’

미국의 한국 여자, 이렇게들 삽니다 3

Korean-American Community Foundation NY가 개최한 2019 Gala. 돈 들이지 않고도 턱시도,드레스 차려입고 영화처럼 파티를 즐길 방법 있습니다!

이민 신참이거나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 기간이 길어지면 어디에 갈지, 누구를 만나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습니다.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려면 자신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도움닫기를 할 수 있는 발판이 있어야 합니다. 학교가 가장 좋은 발판입니다. 종교가 있다면, 베이 지역에만 400곳이 넘는 교회, 사찰 6곳 등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알음알음 일자리도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학비 부담에 가기 싫고  종교도 없다, 돈 들이기 싫다, 그렇다면 뭘 해야 할까요? (** 이 글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진정을 위한 자택 대피 명령이 내려지기 전에 쓰여졌습니다. 대부분의 행사, 학교 수업 등은 연기 또는 취소됐습니다. 따라서 일부 웹페이지는 더이상 링크되지 않습니다.)



1. “영어 부족하고 미국 문화 알고 싶어요” -> 성인학교 Adult School (무료)

장소가 미국이니까 영어는 기본적으로 좀 해야 어딜 다닐 수 있으니 이것부터 알려드립니다. 보통 어학원들이 대학생 위주라 30대 이상은 섞이기 쉽지 않고, 수업 내용이 학교 진학에 주로 맞춰져 있어 성인에게는 활용도나 흥미가 떨어집니다. 게다가 미국까지 와서 큰돈 들여 영어 공부하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저 역시 정보를 늦게 접해 돈 좀 날렸습니다.
 
수준별로 무료 ESL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강좌를 들을 수 있는 성인학교가 도시마다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레벨 테스트 시간을 먼저 확인한 뒤, 직접 가서 테스트받습니다. 자신의 일정 (오전, 오후, 저녁반)과 맞는 반을 선택할 수 있고, 하루 세 시간씩 매일 영어 수업을 받습니다.  작문이나 비즈니스 영어 등 심화 과정은 매우 저렴한 가격에 개설돼 있습니다.


다양한 국가, 인종들이 섞여 있다 보니 강사가 미국 문화를 많이 알려주고, 또 다른 문화를 배우기에도 좋습니다.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합니다. 요리, 우쿨렐레, 미술 등 각종 취미 수업도 있죠.


학생이건, 직장인이건, 불법체류자이건 신분을 따지지 않습니다. 누구나 갈 수 있습니다. 한 달 정도 머무르는 관광객이 잠시 영어를 배우겠다며 오기도 합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어덜트 스쿨을 거쳐갔는데, 처지가 비슷한 한국인 친구도 만날 수 있어 활력을 얻는 걸 봤습니다. 공짜 수업이니 부담 없습니다. 생일이다 기념일이다 각종 이유로 작은 파티를 수시로 열어 즐거운 수업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https://bas.berkeleyschools.net/

https://paadultschool.org/



2. “노는  제일 좋아요” ->  Festival  & Party

자, 영어 회화 기능이 조금이라도 장착되었다면 다음을 공략해봅니다.
베이 지역에는 십만 명에 이르는 한인이 살지만, 내세울 만한 축제가 없었습니다. 우리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일본인들은 매년 봄 샌프란시스코 재팬 타운을 중심으로 벚꽃행사를 열어왔는데 말이죠.


한인들의 구심점이 목마른 가운데 지난해 베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추석/김치 축제가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금문교가 보이는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의 넓은 잔디밭에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한복을 입어보기도 하고, 무료 시식 부스에서 김치와 불고기를 맛보고 부채춤, 사물놀이, 태권도 공연을 봤죠. 참가비는 없습니다.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던 교민 자녀들에게는 재미있는 교육의 장이자, 한국 사람을 한 번에 많이 볼 수 있는 교류의 장이었습니다.


하루 놀다 가는 것도 좋은데, 이런 축제 역시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마세요.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 행사를 즐기면서 부스를 대여한 주류, 제과회사, 봉사단체 등등 다양한 배경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네트워킹도 할 수 있어 새로운 기회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저도 올해 또 참가할 생각입니다.

https://koreancentersf.org/chuseok2020/​ (2020년 9월 베이 지역 추석 축제 자원봉사 신청)


으레 미국이라고 하면,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던 화려한 파티에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를 입고 샴페인 잔 하나씩 손에 들고 우아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떠오르면서, 나도 그런 데 가봤으면... 하는 상상을 합니다. 기회가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5월에, 뉴욕에서는 11월에 열리는 KACF Gala Party입니다. KACF(Korean-American Community Foundation)은 미국 내 한인들과 아시안에게 기금을 지원하는 자선단체입니다. 뉴욕이 가장 활발하고, LA와 샌프란시스코에도 있습니다. 매년 하루 Gala Party를 여는데 참가비와 기부, 옥션을 통해 마련된 돈을 취약계층 지원, 한인 사회 성장과 아시안의 안녕을 도모하는데 씁니다.


지역마다 규모와 참가비가 좀 다른데, 샌프란시스코는 2020년 5월 16일에 열리고 참가비는 1인당 $350입니다. 하루에 $1씩 모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하루 멋지게 놀며 친구 만들고 정보도 얻고 게다가 내가 살아갈 기반이 될 한인 사회 키우는데도 기여한다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런데, 혼자 갈 수는 없고 파트너와 함께 가자니 $700 달러가 너무 부담됩니다. 그렇다면, 자원봉사를 신청하면 됩니다. 단체 관계자는 물론, 거액을 기부하는 부자들과도 친구가 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https://kacfsf.org/kacf-sf-gala-volunteer-info-session/​ (2020년 5월 KACF-SF Gala 행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취소됐습니다.)



3. “무의미한 만남은 싫어요” ->Event

효율적이고 목적이 있는 만남을 즐기는 타입이라면, 강연이나 그룹 모임을 참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민, 이직, 육아, 경력단절, 직업교육, 취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선배들의 좌충우돌 경험담을 듣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네트워킹도 더 원활합니다.


베이 지역에는 이런 행사를 개최하는 비영리기구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무료 행사가 많고, 유료 행사라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 비용입니다. 아이를 떼놓고 가기 힘들다면 소규모 그룹 모임을 가면 됩니다. 커피 챗 같은 작은 이벤트는 아이가 칭얼거려도 모두 당신을 이해해주고 힘을 불어넣어 주는 분위기입니다. 동병상련이니까요. 응어리 진 속풀이도 하고 정보도 공유하니 일석이조입니다.  실리콘 밸리 지역 특성상 엔지니어 그룹이 활발합니다. 물론, ‘문송’ 들도 관심을 둘 만한 행사들 있습니다.

https://bayareakgroup.org/w-group-time-to-shine/


미국에 사는 한국 사람은 250만 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The Bay Area에서 비슷한 기후, 지리, 환경적 요인을 공유하는 인구가 약 10만 명입니다. 다시 성별, 연령, 미국 이민 생활 기간, 미국에서의 학업 수행 여부 등으로 세분해보면 자신과 비슷한 인구학적 배경을 가진 사람이 수백 명에서 많게는 천 명이 남을 겁니다. 언급한 행사들 하나씩 가다 보면 분명히 나와 맞는 사람, 내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더 나아가서 내가 희망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겁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나만이라도 시도해 보자고요. 아, 왜 ‘문송’들도 관심을 둘 만한 이벤트 얘기는 하다 마냐고요? 4편에서 이어집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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