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맺는 글) 어떻게 안 쓸 수 있겠어요
김현우를 처음 만난 건 2023년 9월 마지막 날이었다. 내 마음이 적셔지는 줄도 모르고 신찬성에게 김현우 이야길 하던 10월의 나날들이 지나고, 11월 말 신찬성을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그토록 요동치는 감정들을 겪었으니 어떻게 안 쓸 수 있었나.
소설 속에서 내가 이사랑이 되고, 나이는 다르지만 전부 대학원생이었던 실제 등장인물들은 대학생이 되었다.
현실에서 신찬성은 공연에 오지 않았다. 이 작품에서 손에 꼽히는 실화가 아닌 대목이다. 작품에서나마 열린 엔딩을 만들어 심장이 한 편 따스해졌다.
올해 5월 말 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7월 초 완성했다. 중간에 한 달 정도 완전히 쉬었으니 실제로 집필에는 며칠 걸리지 않았다. 어떻게든 기록하고 싶었다.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없이 이대로 소멸되게 두고 싶지 않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마음이 너무 힘들어도 계속 썼다. 몇 달 묵혀두고 오랜만에 원고를 보며 브런치에 옮기면서도 온몸이 두드려 맞은 듯 아팠다.
여전히 신찬성의 행복과 안녕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