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31 일요일
인스타, 틴더 : X
트위터 : 1회 업로드 (글 쓴 게 있어서)
카톡 : ...
하... 어젯밤에 맥주 마시고 갑자기 북받치는 감정에 그 친구에게 카톡을 했다. 죄송합니다 여러분... 이 일기는 실패한 어젯밤과 오늘 오전에 대한 이야기네요. 다시 만나자고 빌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난 어른이기에... 그 정도의 정신은 있기에... 그냥 만나는 동안 미안했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그 친구는 뭐가 미안하냐고 다 자기 잘못이라고 전하며 더위를 조심하라며 물을 많이 마시라는 이야기를 했다. 물을 많이 마시라는 이야기는 내가 자주 하던 말인데 그 말을 들으니 울컥했다. 박준 시인의 시에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라는 이야기를 해준 사람"에 대한 시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게 인상 깊어서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물 많이 마시라는 얘기를 꼭 한다. 추우면 따뜻한 물을, 더우면 수분 보충을 많이 하라고...
그렇지만 오히려 너무나 따뜻한 그 친구의 대답에 정신이 들었다.
이런 달콤한 말에 취하면 안 돼! 정신 차려 도경아!
누군가를 만나려면 미련이나 외로움이 아니라, 정말 그 사람이 필요해서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의존적인 사람이 되기 싫어서 겨우 연락을 끊었다.
억지로 억지로 자다가 나와서 글을 좀 썼다.
취미 글은 정말 오랜만에 써서 재밌기도 했고 감각을 많이 잃었다.
내일이면 밥벌이 돈을 쓰러 가야 하는데 어깨가 무겁다.
카페가 너무 춥다.
외로워서 다시 틴더가 급격하게 하고 싶었지만, 정말 그 정도의 인간 중독은 되고 싶지 않았기에 참았다. 난 성숙하고 멋진 어른이 될 거다. 두고 봐라 세상아...
근데 인간관계에 상처를 준 만큼 받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도 어린 시절...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20대 초반에 어리숙하고 뭘 모르고 솔직히 상대만큼 좋아하지 않아서 모질게 굴고 상처를 엄청 줬는데 그걸 이제 내가 받고 있다는 느낌. 진짜 나도 반성하고 살아야 된다. 지금은 행복하게 잘 살고 계시기를...
그림자가 엄청나게 귀여운 선인장. 그림자까지 귀여울 수 있다는 건... 대단하다. 그림자가 사랑스러운 인간도 있을까? 그런 사람의 그림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또 생각이 많아진다.
요즘은 선인장이 좋다. 물을 많이 안 줘도 알아서 그 자리에서 잘 자랄 것 같은 점이... 그렇지만 실제로 키워보면 또 다른 점이 있겠지. 식물이 많은 카페를 가면 식물이 잘 자랐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내 사무실에 있는 홍콩야자도 새로 분갈이를 해줘야 하는데... 얼른 화분이 왔으면...
주인(?)은 미련투성이로 아직도 마음의 집을 못 뺀 세입자지만 화분은 새 집으로 이사해 주고 싶다.
끝!
내일부터는 실연 일기라는 말 대신 나 자신 사랑하기 일기라는 제목을 붙여볼까 한다.
내가 그 누구보다도 나를 꼬옥 안아줄 거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꼬옥 자신을 안아 주세요... 얼마나 기특하고 치열하게 사는 사람이야.
나라도 나를 칭찬해야지.
아는 동생이 너무 열심히 살면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다는 ㅋㅋㅋㅋㅋㅋ 말을 했었는데,
이제 와서 그게 외로움의 정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 기대지 않고 나 자신에게 어리광을 부려야지.
다시 카톡 하면 진짜 여러분이 호되게 댓글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