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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기현 Mar 20. 2023

웹툰 보면서 운동 한 번 해볼까?

웹툰 보면서 운동 한 번 해볼까?


2019년 말, 바쁜 회사 일정 때문에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다. 흐트러진 몸매와 불어난 체중을 확인하고 나서야, 새해를 맞아 마음을 가다듬고 헬스장에 등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면서 지금까지 헬스장에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자연히 2020년은 운동과 멀어진 한 해였다.


코로나19는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길거리를 나설 수도 없고, 식당에서 방문자 명부를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실외에서 보다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덕분에 활동량이 줄어 건강 문제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수 없는 것(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제한된 상황에서의 운동)은 물론이다. 헬스장에 가지 못한다고 운동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의지가 강하지 못한 필자 같은 사람은 집에서 꾸준히 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처음 헬스장에 갔을 때가 기억난다. 헬스장도 낯설고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PT(Personal Training)도 받지 않으면서 트레이너에게 물어보기가 쉽지 않았다. 가까스로 트레이너에게 기구 사용법을 배우고 혼자 운동을 시작하긴 했는데, 내가 잘하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3개월간 PT를 받았다. 덕분에 올바른 웨이트 트레이닝(근력 운동) 방법을 배웠고 그때부터는 혼자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건강을 위해, 체중 감량을 위해 또는 몸을 멋있게(또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한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헬스장의 문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싶어도 몸 좋은 사람들 사이에 위축되기도 하고, 어떻게 운동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다가 러닝머신으로 도망치듯 옮기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근육이 생길까 봐 유산소 운동만 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남성이 많이 있는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이 불편한 분도 있다. 그리고 헬린이에게 헬스장은 궁금한 것 투성이다. 궁금한 건 많은데 누가 옆에서 친절하게 운동 알려주는 사람 없나?   


최근에 만화는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정보 제공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 서적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이 만화의 장점이다. 만화에도 건강과 관련한 작품들이 있다. 전문 서적만큼 어렵지는 않지만 우리의 관심사인 다이어트와 운동에 관한 알찬 정보를 제공한다. 오늘은 건강을 소재로 한 만화, <다이어터>, <PT맨 강코치>,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을 소개하려고 한다.    


<다이어터> 작가 네온비, 캐러멜 / 다음웹툰 


무절제한 생활로 고도비만의 삶을 사는 신수지가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통해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이야기다. 과도한 체중 때문에 건강이 나빠진 신수지는 돈과 시간을 허비하며 여러 가지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다가 트레이너 서찬희를 만나서 ‘느리지만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게 된다.


<다이어터>는 3권의 단행본으로도 나왔는데 1편은 수지의 식이조절, 2편은 수지의 운동적응기, 3편은 수지의 운동지속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단 지루하지 않아서 책장이 잘 넘어간다. 영양섭취와 유산소 운동, 무산소 운동에 대한 내용을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겪는 다양한 상황, 예를 들어 정체기, 슬럼프, 굶으면서 빼기 등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을 스토리에 담아 다이어트를 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하다. 실제로 필자는 <다이어터>를 보면서 4개월간 10kg 정도를 감량한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독자에게 추천하는 만화이다.


<PT맨 강코치> 작가 박성철 / 다음웹툰


강남의 헬스장에서 집 근처 동네 헬스장으로 옮긴 강코치가 회원들에게 올바른 운동 방법을 알려주는 만화다. 강코치는 잘못된 방식으로 운동하는 회원들이 많은 것을 보고 올바른 운동 방법을 알려주려고 하지만, 회원들 역시 그동안 해왔던 운동 방식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강코치는 주변 사람들의 신뢰를 조금씩 얻어가며 헬스장을 건강하게 바꿔 간다. 


위에서 소개한 <다이어터>가 건강한 체중 감량을 목표로 했다면, <PT맨 강코치>는 일반인을 보디빌더로 만드는 과정을 그렸다. 등장인물들은 강코치의 PT를 통해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스쿼트 등 웨이트 트레이닝의 올바른 자세를 배운다. 강코치는 운동과 함께 영양 섭취와 휴식을 중요성을 강조한다. 


운동은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먹는 것’과 ‘쉬는 것’까지 잘해야 운동을 잘하는 것이라고 한다. 운동을 하다 보면 영양 섭취와 휴식을 등한시할 때가 많은데,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양 섭취와 휴식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보디빌딩 전문가의 감수와 자문을 거쳤기 때문에 정보의 신뢰성도 높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 작가 유기 / 네이버웹툰 


저렴한 가격의 옥탑방으로 이사 온 회사원 계나리, 알고 보니 아래층 헬스장과 비밀의 계단으로 연결되는 집이었다. 집주인이자 헬스장 관장인 진달래에게 3개월간 PT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은 2020년 11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주인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운동을 귀찮아하는 직장인 캐릭터이나 주인공의 환경이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주인공처럼 헬스장 위층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덕분에 주인공은 꾸준히 운동을 하게 된다.



위의 <다이어터>나 <PT맨 강코치>와 다른 부분은 여성의 관점에서 운동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처음 운동할 때 자신의 몸매가 드러나는 것을 걱정하기 때문에 ‘운동복’의 문턱에 걸리기 쉽다. ‘상의는 어깨선이 맞고 목이 헐렁하지 않아야 하고, 길이는 골반 정도 오는 길이가 앉을 때 엉덩이로 밟히지 않아야 한다’라든지 ‘스포츠 브라, 레깅스와 바지를 고르는 법’ 등의 유용한 팁(3화) 등이 인상적이다. 


소개한 웹툰의 공통점은 마치 트레이너가 내 옆에서 이야기하듯 자세하게 건강정보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정확한 자세와 틀리기 쉬운 자세를 그림으로 보여준다. 만화가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정보 제공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뉴스를 통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그리고 확진자의 동선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확진자 수는 증가하고, 동시에 ‘확찐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확찐자의 동선은 ‘침대→거실→냉장고→식탁→냉장고→소파→침대’라는데 나의 동선이 확찐자의 동선과 겹치는지 확인해 보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요즘, 확찐자가 되지 않기 위해, 건강한 나 자신을 위해 추천 웹툰과 함께 운동하는 것은 어떨까?



*만화규장각 202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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