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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Aug 10. 2023

시스템 덕후가 말하는 업무를 시스템화하는 방법

우리가 목표보다 시스템에 집착해야 하는 이유


어떤 일을 해도 그 끝은 결국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시스템화'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스타트업에 다녔을 때 운영성 업무가 너무 많아서 매일 내가 하루 빠지면 와르르 무너지는 줄타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당시 경험이 없어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했고, 일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며 중요도를 판단하기 위해서 '업무 프로세스'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은 지난하고 한동안 더 바빠지는 바람에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업무프로세스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후 드디어 업무가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채용과정에서의 불필요한 과정, 물류과정에서 자동화하면 참 좋을 것 같은 영역, 굳이 내가 하기보다는 전문가에게 맡겨야 비용 대비 효율적인 부분 등. 그리고 그런 것들을 하나씩 시스템화하여 이관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시스템화'라는 게 거창한 게 절대 아니라 누가, 어떤 툴로, 어떤 주기로 몇 시에, 어떤 양식으로 누구에게 보내는가를 양식으로 정리했을 뿐이다. 그러고 나서 정시에 퇴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시스템이라는 단어에 꽂혀버렸고, 그 이후로도 계속 시스템기획을 하게 된 것 같다.



프로덕트메이커스라는 강의/외주 커뮤니티? 플랫폼? 을 만들고 포트폴리오 세션, 스터디, 강의를 운영하면서도 나는 매번 시스템, 프로세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다녔던 것 같다. 그러는 와중에 '더 시스템'이라는 책을 알게 되어 책을 읽어봤다.




◆ 더 시스템이라는 책에서 공감 가는 내용  

내가 만드는 상품은 무한하게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생산에 내 시간을 직접 쏟지 않는 일이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생산이 쉬운 무언가를 만들거나, 창작하거나, 발명해내고 싶었다.


    성공한 사람들을 연구해 보면 대부분 목표가 아니라 시스템을 따랐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 시스템에 대한 생각 

    목표는 있지만 시스템이 없으면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뭔가를 달성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전제하고 있다.   


    목표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한 하위 달성 에픽들을 계획한다. 그러나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인 것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 틀어진다면? 수많은 변수 속에서도 오직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만 열심히 산다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실패경험이 여러 번 쌓이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그 과정 자체가 목표달성이다. 궁극적 목표가 달성되든 되지 않든, 나는 결국 최소한의 노력을 투입하여 자동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무한동력 물질을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그 무한동력이 계속 에너지를 만들어내어 목표는 달성된다. 기간 제한이 있지 않는 한.  


    시스템을 만들기 전까지는 내가 어떻게든 시간을 투입하고 노력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규모가 커져갈수록 오히려 '이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시스템을 만들고 내가 없어도 그 시스템이 돌아가는 선순환이 되지 않으면, 나는 커지는 비즈니스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한계가 정해져 있는' 비즈니스를 영위해야 하는 것이다.  


    그 시스템은 콘셉트와 정책을 정립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운영성 업무가 있다면 그 순서와, 각 순서 별 해야 하는 일을 문구, 시간, 방식, 주체까지 세세하게 타임라인 별로 정리해 놓으면 그게 곧 정책이 된다.   


    정책은 사전의미가 "결정 사항을 안내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원칙이나 규율"을 가리킨다고 나와있다.  


    그 말은 사소한 행동규율이나 고민해서 결정해야 하는 기준을 미리 정해놓고 이관할 수 있도록 하는 거라는 뜻이다.  


    정책을 그 어떤 사람이 읽고 따라 해도 될 정도로 쉽고 상세하게 정리해 놓는다면 나를 대체할 수 있게 되고 곧 시스템화할 수 있게 된다.  


    가령 프로덕트메이커스 홍보 순서와 방식, 디자인가이드, 홍보채널에 몇 시에 어떤 문구형태로 홍보를 할 것인지, 입금확인 문자와 안내메일은 하루 몇 번 언제 어떤 문구로 보낼 것인지, 강의 진행은 어떤 순서로 몇 시간 진행되는지 등에 대하여 정리해 놓는 것도 시스템을 만드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프로세스에 대한 정리는 몇 번 시행착오를 거친 후 정립이 된다. ab테스트를 하며 어떤 색깔, 문구, 주기, 강의주제 가 좋을지 콘셉트가 잡히게 된다.  콘셉트가 잡히고 3회 정도 돌려봤을 때 안정적이라면, 비로소 그때가 시스템화할 수 있는 최고의 시점이다. 아직 그 정도의 시기는 오지 않았지만, 머릿속에는 적절한 시점이 되면 이 업무프로세스를 정리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에게 이관하고 나는 콘텐츠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데에 시간과 노력을 쏟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시기가 올 수 있을까...? ㅎㅎㅎ차근차근 노력 중!)


    운영 과정을 시스템화하여 권한을 이관하고 나면, 나는 비로소 아이디어를 내고 시스템화하는 rule maker가 되는 것이다.  결국에는 창조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람이 비즈니스를 확장시킬 수 있다.   


    일은 많아지는데 내 몸은 한 개이고, 자동화할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비즈니스는 성장의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결국에는 아이디어를 실현해 내는 그 과정 자체를 시스템화하고, 나는 외부에서 다양한 직간접 경험을 하며 아이디어를 가져다 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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