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상 그 애매한 경계
파리
단 두 글자로 파리만큼 가슴을 뛰게 하는 이름이 또 있을까?
물론 있지..
그래도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도시 그런 빠히 !
앞서 말했듯이 나는 참 운이 좋고 좋은 부모님을 만나 지금 파리에 살고 있다
살다 라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어쨌거나 비자를 받고 나와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파리에서 보내고 있다
지금이야 일상이 된 파리지만
처음에는 매일 매일이 두근거리는 여행지였기에 내가 좋아하는 파리를 처음으로 정했다
파리! 하면 에펠탑인데 첫 사진이 이게 뭐냐
하지만 내가 파리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기에 첫 사진으로 골랐다
Canal Saint Martin
관광 수입 1위의 도시 파리에서 관광객이 없는 유일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파리지엔들만 오는 곳이랄까.. 아예 없진 않겠지만
센강처럼 맑지 않은 물에
몇몇 못 돼먹은 사람들이 버리고 간 맥주캔 와인병 등에 깨끗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끌리는 곳이다
아멜리에의 아멜리에가 물수제비를 뜨던 곳이기도 하고..
꺄날을 따라 조금만 올라오면 작은 공원도 있다
날이 좋으면 너나 할 것 없이 나와서 태양을 즐긴다
프랑스 사람들이 날 좋을 때 입에 달고 사는 말
Profitez bien !
피부가 탈까 걱정하는 것도 잠시 유럽의 우울한 날씨에 어느새 나도 선글라스 하나 끼고 누워있게 된다
조금 늙은 이 같지만
젊음을 즐기기에도 날씨를 즐기기에도 또 파리를 즐기기에도
하나도 빠질 것 없는 곳이 바로 이 곳 같다
운하에 걸터앉아 맥주 한잔 하노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
그래도 파리 하면 에펠탑이겠지
첫 파리 방문은 내가 중학생일 때였는데 사실 너무 추워서 에펠탑은 기억나지도 않는다
다만 에스까르고를 어느 2층 식당에서 맛있게 먹었다는 것 밖에..
두 번째 파리는 배낭여행이었다
역시나 겨울이라 너무 추웠지만 여기 오겠다고 고생한 알바들이 생각나서인가 그저 행복했다
에펠탑 앞에서 찬 바람을 맞으면서도 행복했다
그리고 에펠탑을 돌며 조깅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세 번째 파리는 여름 계절 학기를 위해서였다
처음으로 여름에 오는 파리였다. 겨울과는 다른 파리가 좋았다
그리고 에펠탑은 아니지만 뤽상부르크 공원을 조깅하는 사람이 되었다
짧은 여름 계절 학기가 끝나고 집으로,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이제 한동안은 파리에 못 오겠지 생각했다
그러나 이렇게 네 번째 파리에 와있다
그리고 내가 바로 에펠탑에서 조깅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새삼스럽게 이 사실을 깨닫고 난 정말 행복했다 지금도 행복하고
그러니까 나도 에펠탑이 무척 좋다는 소리인데 어렵게 쓰고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