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작가야 Jan 29. 2022

돼지 앞다리살 동그랑땡

꿀맛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 동그랑 땡땡땡

명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 동그랑땡이다.

동그랑땡이란 단어 자체가 침샘을 자극한다. 종로 먹거리 골목에 들어서면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퍼진다.

철판 위에 지글지글 기름이 멍석을 깔면 동그랑땡이 신이 나 춤을 춘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빗소리에 동그랑땡의 춤사위가 한층 더 격렬해진다.


격렬한 춤사위에 무심코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목이 잡힌다. 이끌려 들어갔지만 어느새 막걸리 한잔에 동그랑땡이 합을 맞춘다. 지글지글 막 지져낸 동그랑땡 한입 입에 넣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동그랑땡이 싫다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으니 그야말로 '국민 음식' 맞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동그랑땡의 말뜻에 관해 '돈저냐를 달리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육류나 어류를 기름에 지진 음식을 말하는 '저냐'에 엽전의 동그란 모양을 닮아 '돈'을 붙여 '돈저냐'라 한다. 엽전의 동그란 모양과 엽전 떨어지는 소리에서 '동그랑땡'이라 부른다. 참으로 흥미로운 음식의 유래는 음식 이야기에 맛을 더하는 조미료 그 이상이다.


라면처럼 쉽게 해 먹을 수 없는 동그랑땡이기에 간혹 마트에서 선을 보이는 냉동식품을 취해보기도 하지만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냉동식품코너는 통과하고 정육코너로 발걸음을 돌린다. 기다렸다는 듯이 방긋방긋 나를 반긴다. '돼지고기 다짐육'이다. 보통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쓰지만 오늘은 왠지 돼지고기만으로 동그랑땡을 만들어보고 싶다. 돼지고기만으로 느끼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없지 않았지만 돼지고기만의 고소함을 알기에 시도해보고자 함이다.


두 개의 선택이 있다. 돼지고기의 '앞다리 살'과 '뒷다리살' 다짐육이다. 가격은 앞다리 살이 조금 비싸다. 소고기를 섞는 것도 아니기에 '앞다리 살'을 덥석 잡는다. 앞다리살은 뒷다리살 보다 살과 지방의 비율이 좋다. 다이어트는 이미 내일부터다.


동그랑땡에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 중 하나는 '두부'다. 두부를 면포에 물기를 꼭 짜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요즘은 만두용 두부라 하여 이미 수분을 빼낸 두부를 판매한다. 5일장에서 만난 만두용 두부까지 뭔가 장비 빨 완비된 캠퍼처럼 벌써 어깨가 천정에 척 올라가 있다.


처음 시도해보는

백퍼 돼지고기 앞다리살 동그랑땡!

Goooooooooooooooooooooooo!

 









-이작가야's 돼지 앞다리살 동그랑땡-

Yummy!

요리 준비 

재료
돼지 앞다리살 다짐육- 600g
두부- 한모
양파-1/2개
당근-1/2개
대파-1대
청양고추-6개
양조간장- 2큰술
참치액젓-1큰술
다진 마늘-2큰술
참기름-2큰술
소금, 후추-기호대로
_________
-고기 밑간-
소금-1작은술
후추-취향대로 솔솔
맛술-2큰술
__________
-부침용-
부침가루
계란-3개



Yummy!

요리 시작

먼저 고기에 소금, 후추, 맛술로 밑간!

(잘못 따라 들어간 당근 -무시 ㅋ)


만두용 두부가 없으면 두부를 면포 등에 꼭 짜서 물기를 쪽~~~

으깬 두부와 잘게 썰은 야채를 쉐킷 쉐킷~



준비된 양념을 넣고 양념이 잘 배도록 조물 조물!



밑간 해놓은 고기와 합방!



최대한 잘 뭉쳐지도록 치대기 시작~



야물딱지게 치대진 반죽은 잠시 휴식~~~



반죽에 계란을 넣는 것은 선택!

이번엔 계란을 넣지 않고 반죽하였으나 부칠 때는 반드시 있어야 할 이쁜 계란!



계란을 곱게 풀고~



치대 놓은 동그랑땡 반죽을 동글 납작하게 조물딱 조물딱 만들어 부침가루 옷을 살짝 입히고~



마지막으로 계란 옷을 입혀 팬에 들어 갓!



중불에서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기름이 물결치기 시작하면 동그랑땡 들어 갓!


이때 포인트!

달군 팬에 동그랑땡이 들어감 팬의 온도가 떨어지므로?

-너무 많은 양을 넣지 않고

-불의 온도를 살짝 올렸다가 팬의 온도가 안정을 찾음 다시 중 약불로 컴백!



캬~~~

지글지글 소리보다 침 넘어가는 소리가 더 클 듯!



노릇노릇하게~



앞뒤로 구워줌 끝!



동그랑땡 너 이름 참 괜찮다!



막걸리를 부르는 비주얼~



"함 잡솨봐!"

"이야~~~~ 이건 그냥 끝났다!"

"그취 그취! 와~ 내가 했지만 역대급이다. 딱 내가 원하는 맛이야. 오동통 식감에 적당히 기름진 담백한 맛!"


돼지고기 앞다리살 동그랑땡 대성공이다.

왜 이렇게 맛있쥥? 뭐쥥?


곰곰이 곱씹어 본다.


비율이다.

양파를 좋아해서 양파를 많이 마늘을 좋아해서 간 마늘을 많이 암튼 과했던 비율은 이맛이 아니었던 것 같다.

정성이다.

귀찮아서 두부의 수분을 대충 빼면 질척거리기도 해서 이쁘게 부쳐지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정성을 다해 치댔더니 식감에 정성이 느껴진다. 귀찮은 불 조절도 정성이다.


돼지고기 동그랑땡에도 비율이 있다.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비율에 정성을 더한다. 손이 많이 가지만 부침가루도 계란 물도 없어서는 안 될 동그랑땡의 중요한 옷이다.


늘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적당히 섞어 만들었던 동그랑땡을 이번엔 돼지고기 앞다리로 도전해보니 그 맛이 또 색다르다. 가성비도 좋으니 더할 나위 없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익혀내니 그 맛이 그윽하다.


동그란 모양의 엽전이 떨어지는 소리에서 '동그랑땡'이라 하였다 한다.

동그랑땡 너 이름 참 이쁘기도 하다.


엽전 떨어지는 소리라더니 그 맛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오늘은 내 평생 제일 맛있는 동그랑땡을 만난 날이다.






음식은

추억이고

사랑이고

그리움이고

감사함이다.

그래서

음식

이야기가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추억 한솥 시원 칼칼 홍합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