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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Feb 19. 2022

이 감태가 그 감태?

진한 바다향에 휘감기는 감태의 매력 

난생처음 감태를 만난 것은 아마도 몇 년 전 인듯하다. 지인이 맛을 보라며 건네준 감태 무침이 감태와의 첫 만남인데 감태 무침 맛의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파래무침도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어릴 때 엄마가 해주신 파래무침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던 기억이다. 파래의 비린맛에 구겨진 인상을 상큼한 식초 맛에 겨우 피는 정도가 파래에 대한 최소한의 리엑션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많이 변한다. 파래의 비릿함이 본연의 파래 향이란 것을 알고 나서 일까 식당에서 파래무침을 만나면 꽤 잘 먹는 편이다. 식당에서나 먹을까 아직도 내가 사서 해먹을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몇 년 전 난생처음 만난 감태 무침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한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다.


정성 들여 해준 지인의 마음을 헤아려서라도 여러 번 시도를 했지만 버리지 않고 겨우 다 먹었던 정도가 감태 무침에 대한 최선이었다.


그 후 두 번째 만난 감태는 집에 놀러 온 남동생이 겨울 방어회를 주문했다면서 함께 데리고 온 '구운 감태'다. 나의 부캐 중 하나가 '방청객'이라 할 정도로 리엑션 여왕인 내가 처음 만났던 감태 무침 생각에 리엑션을 어찌해야 할지 대략 난감이다. 그나마 매체를 통해 감태의 효능에 대해 알고는 있으니 일단 리엑션은 하고 본다.


"우왕~감태가 몸에 그렇게 좋다던데 구운 감태는 처음일세. 어떻게 구운 감태를 가져올 생각을 다했누! 

어디 보자 어떻게 먹을까나..."


구운 감태 포장의 뒷면에 다양한 레시피가 있다. 혼자 사는 남동생이 절대 해 먹을 리 없으므로 가기 전에 꼭 맛을 보여주리라 다짐을 한다.


다짐을 행동으로 실천한 첫 번째 요리 '구운 감태 계란말이'다.


'구운 감태 계란 말이'

 Gooooooooooooo!






ㅡ이작가야's 구운 감태 계란말이ㅡ

Yummy!

요리 준비

재료
구운 감태- 2장
계란- 6개
소금- 약간
식용유






Yummy!

요리 시작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 약불에서 계란물을 나누어 얇게 촤르르~~~

반 정도 익었을 때 구운 감태 반장을 살포시 덮어주기!



팬의 끝부분부터 살살 말은 후 구운 감태 반장을 한 번 더!



다시 끝부분부터 돌돌 말고~~~~

계란물을 다시 촤르르~~~



잘 말은 계란을 살살 당겨서 팬의 끝부분까지!



계란 물을 이어 부어준 후 구운 감태 반장을 다시 한번 더!



구운 감태 반장을 네 번에 나누어 같은 방법으로 말아주면 끝!

계란말이는 마는 과정에서 살짝 모양이 미워져도 노 프라블람!

말고 나면 요렇게 오동통 이쁘게 완성된다.



계란물을 적당히 나누어 부으면서 구운 감태를 네 번에 나누어 말아주면 네 줄의 바다 빛깔이 자태를 뽐낸다.



구운 감태에 참기름과 소금이 조미되어 있기에 계란물에 소금은 취향대로 살짝만!

뭐니 뭐니 해도 계란말이의 끝은 케첩 치리릭~~~




구운 감태 계란말이 한입 베어 물자 입안에 바다향이 가득이다. 혀끝에서 입천정까지 감태 향이 춤을 춘다. 

재료는 초간단 영양은 최고다. 노랑 초록 빨강 보기도 좋고 맛도 좋으니 기가 막힌다.


이쯤에서 생색 여왕 납신다.


"아우 내가 했지만 기가 막힘! 그래도 동상이 사 왔는데 맛은 보고 가야지. 혼자서는 절대 못할 테니 말이야."

옆에서 듣던 홍 집사(남편)가 훅 들어온다.

"에잉? 나는 덤이여?"

"암튼 눈치는 빠르셔!"

계란말이 하나 놓고 까르르까르르 웃음바다다.


기대 이상의 맛이 순간 행복지수를 무한대로 끌어올린다. 김 계란말이와 또 다른 맛이다. 난생처음 해본 구운 감태 계란말이 성공이다. 딱히 한 것도 없다. 그 어떤 계란말이보다 재료도 방법도 간단하다. 감태만의 고유한 감칠맛 하나만으로 열 가지 재료 아쉬움이 없다. 


칼로리도 낮은 해조류 중의 하나인 감태는 그 효능이 어마 무시하단다. 

항당뇨, 항암, 항산화, 항염증, 노화방지, 다이어트, 불면증 치료, 혈관건강, 빈혈 예방,...

이거이 만병통치약?ㅋㅋㅋ


남편이 '살짝 당뇨' 수준인지라 항당뇨라는 말에 눈이 번쩍 귀가 쫑긋이다. 쥐를 통해 감태 효능을 실험한 결과 명백한 항당뇨 작용을 확인한 바 있다니 감태랑 더 친해져야겠다. 


구운 감태 계란말이에 푹 빠져들자 몇 년 전 처음 만난 감태 무침에게 급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서일까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나오는 말이다.


'이 감태가 그 감태?'


감태 너~~~ 그렇게 매력 있기 없기!

오늘은 그저 그랬던 '그 감태'의 기억은 삭제되고 바다향 가득 감칠맛 최고인 매력 뿜 뿜 

'이 감태'를 만난 날이다. 



잠깐!
부작용:
-감태의 차가운 성분은 수족이 차가운 분들에겐 좋지 않다고 합니다. 
-과다한 섭취는 사람에 따라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으니 적당량을 섭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음식은

추억이고

사랑이고

그리움이고

감사함이다.

그래서

음식

이야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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