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詩한 그림판

by 최병석

겨우내 추운 탓만 하다가

꽃을 피웠다

날마다 불어오는 바람 탓만 하다가

천둥번개에 혼미했다

우산을 써도 들어차는 축축한 탓만 하다가

차가운 소름에 움찔했다

눈내리는 미끄러움을 탓하다가

녹아내린 추위를 보았다


지금은 탓으로 바쁘고

내일은 언제나 의외다


즐기지 못하는 탓은

과거 속으로 잠기기 일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