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詩한 그림판

길냥이

by 최병석

사람에게서 떠난 정이야기다


어둠을 헤매는 갈 길잃은 철새처럼

단박에 끊어진 손길에

그 너른 하늘이 지붕되었다


날마다 오르고 내리던

캣타워의 익숙함이

날것처럼 거친 담벼락에

온몸을 던져야 풀어낼 수 있는

난이도 상이라는 수학 문제를 적어 놓는다


눈만 뜨면 보였던

꾹꾹이의 다짐과

동그랗게 말아올린 길다란 애교는

허공을 떠도는 울음소리에

메아리처럼 퍼져 나갔다


스산하게 바람은 나부끼고

차가움은 가시처럼 온 몸을 파고들며

있어야 할 곳을 선점하는데


끊어졌던 끈이

캣맘의 손에

콩알만한 사료로 모습을 바꾸며

질긴 힘줄인 척 늘어져 있다


기껏 버렸지만 또 내밀고 있는 손

다시 잡아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