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거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많은 분들의 2023년 farewell 과 2024년 welcome 포스팅이 많네요 :) 결심을 다지고 서로 응원하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저는 어떤 계획을 세웠을까 물어보시는 분들, 지인들이 계십니다. 저는 사실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은게 중학교부터이니 10년이 넘었습니다. 그 전에는 새해 계획을 세웠는데 언제부턴가 '새해' 라서 세우는 계획과 '그래서 결심'하는 것들의 의미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가장 큰 바탕은 '어제의 해와 오늘 뜨는 해는 다르지 않다' 라는 생각입니다. 너무 삭막한가요?
1.저에겐 매 해의 계획보다 해를 넘나드는 더 큰 계획이, 그에 따른 중/단기 목표가 있기 때문에 12월이라고 해서, 1월이라고 해서 그게 바뀌지 않아요. 물론 '늦어도 올해가 가기전에 이루자' 라는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그런 것들 또한 장기목표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것들은 해가 가기 전에 이룹니다. 저에겐 그저 a라는 목표 하나를 이루는데 지나가는 2023년의 마지막 날이, 2024년의 첫 번째 날이 크게 의미가 없는 것이지요. 2023.12.31 도 2024. 1.1 도 저의 단/중/장기 목표를 이루는 중간에 놓여있는 하루의 날들에 불과합니다.
2.이렇게 생각하고나니 연말과 연초의 의미부여가 사라졌어요. 물론, 이런 의미부여가 목표설정과 달성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습니다만, 의미부여로 다져지는 결심이 과연 오래갈 수 있는지 저는 궁금합니다. (아마 제가 어릴 때 새해 계획들을 제대로 지속 & 달성한 적이 없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연말이든 연초든 하루하루 제가 세운 계획들로 알차게 살아가는 것이 저에게 더 도움이 되었어요. 어제의 해가 오늘의 해와 다르지 않다는 건 발전 없이 늘 똑같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른 날이 아니니, 오늘의 나 역시 어제와 같이 꾸준히 앞을 향해 묵묵히 달려가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어제와 오늘의 'day'를 봤을 땐 똑같겠지만, '나'와 '하루'를 봤을 땐 발전이 있어야겠죠. 초점이 '나'에 있는 것이지 'day'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게 핵심입니다.
3.그래서 너는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느냐 물으신다면, 네 저는 뛰어가고 있습니다. 방향을 잘 정해서요. 한 해를 잘 살아내었다고 다독여도 주고 앞으로의 한 해를 잘 살아가라고 응원하고 보상도 해 주고 싶지만, 저에게는 시간들인 응원과 보상보다 아예 목표를 이뤄버리는 것이 더 가치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휴에도 줄곧 집에서 여러 작업을 했지요. 그런 시간들이, '아 쉬고 싶은데 쉬지도 못하네'가 아니라 결국 내가 너무나 만족하고 행복해할 순간을 위해 다져가고 필요한 것이니 그저 행복할 따름입니다.
4.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 전쯤 태어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았던 새해 일출은 인상깊긴 했습니다. 하루의 해를 보고 하루를 시작하니, 낮이 되어서 보는 저 해도 마치 내가 낳은 것처럼 뿌듯한 느낌일라까요? 올 해는 하늘이 흐려 새해 일출을 계획 했던 분들은 아쉬우셨겠습니다. 그럼 뭐 어떤가요, 하늘은 흐려도 우리의 하루를 맑고 알차게 보내면 되는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