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를 위한 MSA 설계
AI 서비스를 위한 MSA 설계: API 게이트웨이와 서비스 디스커버리 패턴 완벽 분석
AI 기술이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히 똑똑한 모델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이를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하게 서비스하는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는 AI 서비스는 견고한 시스템 아키텍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과거 많은 서비스는 모든 기능이 하나의 거대한 애플리케이션 안에 통합된 모놀리식(Monolithic) 아키텍처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서비스가 복잡해질수록 작은 기능을 하나 수정해도 전체 시스템을 다시 배포해야 하고, 특정 기능에만 트래픽이 몰려도 시스템 전체를 확장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입니다. 이 글에서는 모놀리식 아키텍처의 한계점을 짚어보고, AI 서비스 환경에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가 왜 강력한 대안이 되는지 알아봅니다. 특히 MSA의 핵심 패턴인 API 게이트웨이와 서비스 디스커버리가 어떻게 AI 서비스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모놀리식 vs 마이크로서비스: 무엇이 다를까?
시스템 설계를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갈림길은 모놀리식과 마이크로서비스 구조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두 아키텍처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 서비스에 맞는 옷을 고르는 첫 단추와 같습니다.
모놀리식 아키텍처: 하나의 거대한 팀
모놀리식(Monolithic) 아키텍처는 말 그대로 '하나의 돌'처럼, 시스템의 모든 기능이 하나의 코드베이스와 실행 환경 속에서 동작하는 구조입니다. 마치 모든 팀원이 하나의 큰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것과 같습니다.
장점
빠른 초기 개발: 모든 코드가 한곳에 있어 개발 환경 설정이 간단하고 초기 개발 속도가 빠릅니다.
단순한 배포: 하나의 결과물만 배포하면 되므로 과정이 비교적 간단합니다.
쉬운 테스트: 전체 애플리케이션을 한 번에 실행하여 테스트하기 용이합니다.
단점
낮은 유연성: 기능이 추가될수록 코드가 복잡하게 얽혀(높은 결합도) 유지보수가 어려워집니다.
느린 배포 주기: 아주 작은 부분을 수정해도 전체를 다시 빌드하고 배포해야 하므로 위험 부담이 큽니다.
비효율적인 확장: 특정 기능(예: 실시간 모델 추론)에만 부하가 몰려도, 관련 없는 기능까지 포함된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확장해야 해 리소스 낭비가 발생합니다.
기술 종속성: 전체 시스템이 하나의 기술 스택에 묶여 있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어렵습니다.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 독립적인 전문 팀들의 연합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는 거대한 애플리케이션을 기능별로 잘게 쪼개어, 각각 독립적으로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작은 서비스들의 조합으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각 서비스는 특정 비즈니스 기능(예: 데이터 수집, 모델 학습, 사용자 인증)만을 전담하는 전문 팀과 같습니다.
장점
독립적인 개발과 배포: 각 팀(서비스)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므로, 특정 기능의 개선이 다른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고 빠르게 배포할 수 있습니다.
높은 확장성: 부하가 발생하는 서비스만 선택적으로 확장할 수 있어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추천 요청이 급증하면 '추천 모델 서빙' 서비스만 늘리면 됩니다.
기술 선택의 유연성: 각 서비스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프로그래밍 언어나 기술 스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 모델 학습 서비스는 Python, 실시간 데이터 처리는 Java)
단점
높은 복잡성: 서비스들이 분산되어 있어 통신 방식, 데이터 관리, 장애 추적 등 전체 시스템의 운영 및 관리가 복잡해집니다.
데이터 일관성 문제: 각 서비스가 자신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갖는 경우가 많아, 서비스 간 데이터 정합성을 맞추는 것이 어렵습니다.
초기 구축의 어려움: 서비스 간 통신, API 설계 등 초기 단계에서 고려할 것이 많아 개발 속도가 더딜 수 있습니다.
AI 서비스는 데이터 수집, 전처리, 모델 학습, 서빙 등 다양한 단계로 구성되며 각 단계의 요구사항이 다릅니다. 따라서 각 기능을 독립적으로 관리하고 확장할 수 있는 MSA는 복잡한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MSA의 핵심 패턴 1: API 게이트웨이
MSA 구조에서는 수많은 서비스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때 클라이언트(웹, 앱 등)가 필요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수십 개의 서비스 주소를 모두 알고 직접 통신해야 한다면 매우 비효율적이고 보안에도 취약할 것입니다.
API 게이트웨이(API Gateway)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클라이언트의 요청을 받아 처리하는 단일 진입점(Single Entry Point) 역할을 합니다. 마치 건물의 안내 데스크와 같아서, 모든 방문객(요청)은 우선 안내 데스크를 거쳐 목적지(서비스)로 안내받습니다.
API 게이트웨이의 작동 방식과 역할
요청 라우팅 (Request Routing): 클라이언트로부터 POST /models/recommend/predict와 같은 요청이 들어오면, 게이트웨이는 이 경로를 분석해 실제 '추천 모델 서빙' 서비스로 요청을 전달합니다. 클라이언트는 서비스의 실제 네트워크 주소를 알 필요가 없습니다.
인증 및 인가 (Authentication & Authorization):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모든 요청에 대해 API 키나 사용자 토큰이 유효한지 검사하는 보안 로직을 게이트웨이에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개별 마이크로서비스는 비즈니스 로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코드 중복이 줄고 관리가 편해집니다.
공통 기능 처리: 로깅, 사용량 제한(Rate Limiting), 결과 캐싱 등 여러 서비스에 공통으로 필요한 기능들을 게이트웨이에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실전 사례: AI 모델 서빙 시스템
사용자가 앱에서 '이미지 스타일 변환' 기능을 요청하는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앱(클라이언트)은 API 게이트웨이의 단일 주소로 이미지와 사용자 인증 토큰을 보냅니다.
API 게이트웨이는 토큰을 검사해 정식 사용자인지 확인합니다(인증/인가).
인증이 완료되면, 게이트웨이는 요청을 '이미지 처리 서비스'로 전달합니다.
'이미지 처리 서비스'는 이미지를 받아 스타일을 변환한 후 결과를 다시 게이트웨이로 보냅니다.
게이트웨이는 최종 결과를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합니다.
MSA의 핵심 패턴 2: 서비스 디스커버리
MSA 환경에서는 트래픽에 따라 서비스 인스턴스(실행 중인 서비스 단위)가 동적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듭니다. 또한 장애가 발생하면 문제가 생긴 인스턴스가 사라지고 새로운 인스턴스가 생성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비스의 네트워크 위치(IP 주소, 포트)가 계속 변하는 상황에서 API 게이트웨이는 어떻게 정확한 서비스의 위치를 찾아 요청을 보낼 수 있을까요?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서비스 디스커버리(Service Discovery) 패턴입니다. 서비스 디스커버리는 시스템 내 서비스들의 최신 위치 정보를 기록하고 알려주는 '전화번호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서비스 디스커버리의 작동 방식
서비스 디스커버리는 보통 서비스 레지스트리(Service Registry)라는 중앙 저장소를 통해 구현됩니다.
서비스 등록 (Registration): '추천 모델 서빙' 서비스의 새 인스턴스가 시작되면, 자신의 IP 주소와 포트 번호를 서비스 레지스트리에 등록합니다. "안녕하세요! 추천 모델 서비스 A입니다. 제 주소는 10.0.1.5:8080입니다."
서비스 탐색 (Discovery): API 게이트웨이가 '추천 모델 서빙' 서비스에 요청을 보내야 할 때, 먼저 서비스 레지스트리에 문의합니다. "지금 호출 가능한 추천 모델 서비스 주소 목록 좀 알려주세요."
상태 확인 (Health Check): 서비스 레지스트리는 등록된 서비스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헬스 체크)합니다. 만약 특정 인스턴스에서 응답이 없으면 목록에서 제거하여, 요청이 실패한 서비스로 전달되는 것을 막습니다.
이 패턴 덕분에 우리는 서비스 인스턴스를 자유롭게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으며, 시스템은 알아서 최신 상태를 유지하며 유연하게 동작합니다. 이는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에도 안정적으로 AI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핵심 비결입니다.
더 안정적인 MSA를 향하여
지금까지 AI 서비스를 위한 MSA의 기본 개념과 핵심 패턴을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MSA 운영을 위해서는 더 깊이 있는 전략들이 필요합니다.
서킷 브레이커 (Circuit Breaker): 특정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이 장애가 시스템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는 회로 차단기 패턴입니다.
분산 트랜잭션 (Distributed Transaction): 여러 서비스에 걸쳐있는 작업의 데이터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한 사가(Saga) 패턴과 같은 기법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심화 전략들은 시스템의 복원력과 데이터 무결성을 지키는 데 필수적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의 '10.3 분산 시스템 설계 원칙'과 '10.3.3 분산 시스템 장애 허용 설계' 챕터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결론
모놀리식 아키텍처는 작고 단순한 프로젝트에는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입니다. 대규모 데이터와 복잡한 로직을 다루며, 빠른 실험과 잦은 업데이트가 필수적인 AI 서비스 환경에서는 MSA가 제공하는 독립성, 확장성, 유연성이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물론 MSA는 분산 시스템의 복잡성이라는 숙제를 안겨주지만, 오늘 살펴본 API 게이트웨이와 서비스 디스커버리와 같은 검증된 패턴을 잘 활용한다면 그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AI 서비스는 뛰어난 모델뿐만 아니라, 그것을 담아내는 견고한 아키텍처 위에서 탄생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https://wikibook.co.kr/data-ai-system/
데이터와 AI 기술을 단순히 ‘사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서비스 환경에 설계·구축·운영하는 방법을 한 권에 담았습니다. 많은 조직이 AI 모델을 도입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에서는 데이터 수집·저장·처리에서부터 모델 배포·운영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이 책은 전체 시스템을 아우르는 시야를 제공하여, 실무자가 데이터와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데이터 과학자·엔지니어·개발자·기획자 모두가 바로 참고할 수 있는 실전형 가이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