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하지만, 끈끈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도입된 원격근무

회사에서 원격근무를 도입한 지는 10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처음부터 원격 근무를 해야겠다는 사명 의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효율적인 근무 형태에 대한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도 아니었습니다.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원격근무가 도입됐고, 이제 위키북스 구성원 대부분이 원격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총 5명의 위키북스 구성원이 서로 따로 떨어진 곳에서 근무하고 있으면서 커뮤니케이션에는 슬랙을 이용하고, 그밖에 다양한 소프트웨어 도구를 활용해 막힘 없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원격근무를 시작한 이후로 10년 동안 “와~ 원격 근무하니까 너무 좋다”라면서 지내왔던 것은 아닙니다. 원격근무만의 장점이 있는 만큼 단점도 분명 있고, 그러한 단점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원격근무의 장점

두말할 것 없이 원격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출퇴근 시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집에서 회사로 출근하는 데 1시간이 걸린다고 했을 때 하루에 출퇴근하는 데만 걸리는 2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하루 24시간 중에서 2시간을 버는 터라 남들보다 10%의 인생을 더 살아가는 셈입니다. 특히 출퇴근할 때마다 만원 버스나 지옥철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를 감안한다면 2시간보다 훨씬 큰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자녀를 둔 학부모는 아이들의 등하교를 책임질 수 있고, 출퇴근에 드는 시간을 아껴 취미나 학습, 운동 등의 자기 계발 또는 휴식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든 사람도 원격으로 근무하다 보면 나이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에 회사에서 자기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일 자체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경력 단절 여성이나 정년 연장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도 원격근무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각종 경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 임대료를 포함한 각종 운영 비용이 1인당 꽤 되는데, 이러한 비용이 고스란히 회사 통장에 쌓이게 됩니다. 

원격근무의 단점

원격근무의 가장 큰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정의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중 하나지만 원격으로 의사소통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가령 상시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어렵고, 아무리 타이핑이 빠르고 메신저에 익숙하더라도 말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빈도나 깊이 측면에서 아무래도 효과적입니다(물론 나중에 이야기한 내용을 정리할 때는 메신저를 통한 커뮤니케 이션이 훨씬 좋습니다!). 

원격근무, 그럼 한번 해볼까?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한다면 원격근무를 한번 시도해볼 만합니다. 

-소규모 조직이면서 

-각자의 업무 내용이 명확하고 

-회사와 직원 간에 신뢰가 전제된다면 

이 세 가지 조건 중에서 마지막 세 번째 조건이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합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조직원을 직접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1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분도 있습니다)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궁 금할 수도 있습니다. 눈치(?) 볼 사람도 없고 대부분 집에서 업무를 진행하기에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이 적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옆에 상사가 있다고 열심히 근무하는 것도 아니고, 구성원 각자가 원격근무라는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그것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자발적으로 직무에 임할 것으로 확신하고, 지금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즉 회사와 조직원 사이에 신뢰가 있고, 제도에 대해 공감대가 있다면 운영상의 문제점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회사와 직원 사이에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비록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근무하더라도 그 어떤 조직보다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위키북스에서의 10년에 걸친 성공적인 원격근무가 그것을 증명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위키아카데미 대표님께서 작성한 글로, ❮2022 고용노동부 일쉼동체 워라벨 기업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