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입소 2달 8일째
걸어서 15분 거리.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가 그립다.
유난일까.
매주 수요일 4시 면회를 간다. 면회는 30분만 허용된다.
오늘도 다녀왔다.
요양원에 입소하신지 2달 8일 되었다.
입소하시는 날 손을 맞잡고 집에서 요양원까지 함께 걸어갔다.
집에서 13~15분 거리에 있는 요양원이다.
어머니는 당신이 요양원에 들어가신다는 걸 알고 계시는 듯했다.
내가 며칠 전부터 말씀드렸고,
어머니가 그걸 잊으실 정도로 인지가 떨어지셨을가 봐 오히려 걱정했다.
그날을 돌아보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꼭 그래야만 했을까.
어머니는 그 요양원 부설 데이케어센터를 다니고 있으셨는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걸음걸이가 위태로와 센터에서는 케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긴 했다. 나 혼자 케어한지 2년 여.
매일 매끼 식사를 챙기고, 아침에 씻어드리고, 센터 다녀오시면 대변을 보시고 또 씻겨드리고,
늘 얼굴을 만져드리고, 재롱 부리고, 약 챙기고, 병원을 함께 갔다. 재미있게 해드리려 애썼다.
(어느 정도는 걸을 수 있으셨고, 그러니 데이케어센터를 다닐 수 있었고,
병원 가실 때 함께 버스를 타고 간 적도 많다. 갈수록 힘들어 하시긴 했지만.)
그러나, 혼자 사는 아들이 챙겨드리는 식사가 부실할까 늘 걱정이었고,
곧 닥칠 겨울 추위에 어머니를 잘 모시지 못할까 노심초사했다.
그러던 중 요양원 입소를 제안받았고, 결국 동의했다.
치아가 없으신 어머니께 집밥보다 요양원 영양사가 만든 죽이 훨씬 드시기 편하고, 영양이 있을 거였다.
추위, 더위에 관계 없이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안심했다.
믿음은 지금도 변함 없지만,
어머니는 입소하신지 일주일 만에 걷지 못하게 되셨다.
안전을 위해 휠체어를 타게 되셨는데,
입소 직후 설사병을 2주 이상 앓으시면서 기력을 잃으시고,
침대에만 있으시거나, 휠체어를 타게 되시면서 걷는 능력을 잃으셨다.
설사병으로 응급실행을 겪어야 했고, 몸이 많이 축나셨다.
신고식을 심하게 하신 거라 생각하고, 지금도 회복하실 거라 믿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요양원에서 어머니를 계속 침대에만 누워 계시게만 하는 듯한 것이다.
간담회 후 생활실 라운딩을 할 때, 다른 분들은 모두 거실에 나와 계시는데
내 어머니만 침대에 누워 계시는 것을 보았고,
면회 때마다 만나는 어머니의 머리는 자다 일어난 사람의 그것처럼 늘 삐죽삐죽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랬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하나하나 컴플레인을 할 수는 없다. 관계자들이 싫어할까 봐.
요양보호사, 간호사 분들이 고생하시고 힘드신 것 모르지 않고,
한 분 한 분 빠짐 없이 모든 걸 잘 챙기는 걸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잘 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분들 마음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어머니께 좋을 게 없으므로)
어머니가 침대에서 혼자 외롭지 않게 지내시지 않게 만들 방법이 없을까.
잔존기능 유지 차원에서, 어머니가 일어서실 수 있게 재활운동에 힘써 주실 바라지만,
말하지 못했다. 내가 말하기 이전에 그들이 낙상 위험을 걱정한다는 것을 늘상 들었으니까.
걸으실 수 없다면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활동에 참여하실 수 없을까.
입소하자마자 겪은 설사병으로 기력을 쇠하긴 하셨지만, 지금 꾸준히 회복하고 있으시므로
활동에 참여 유도해주기를 바라고, 당부했다.
신경 써 주기를 희망한다.
현재까지의 반응은 좋지 않지만, 제발 달라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요양원에 들어가신 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져 버렸다.
요구하기도 조심스럽다.
앞으로는 태도를 좀 바꿔 보려 한다. 요구할 걸 반드시 요구하려 한다.
내가 억지 쓰는 게 아니란 걸 그들이 받아들이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글을 매듭지어야 하는데, 걱정이 끝이 없다. 하지만 끊어야 한다. 너무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