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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검객 May 23. 2024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비결

처음부터 재미있는 운동은 오히려 그만 두기 쉽다.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체력증진을 위해서, 건강한 삶을 위하여, 다이어트를 위하여 등 등. 하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면 이 모든 효과들이 한꺼번에 주어지기 마련이다.

 다만, 꾸준히 오래 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운동을 해 왔다.

 국궁 27년째, 승마9년째,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 등등...

그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해 왔고 지금까지 꾸준히 해 오고 있는 것은 바로 검도다. 검도가 재미없는 운동이었다면 30년이 넘도록 꾸준히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검도가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력이 늘면 늘수록,   검도가 점점 재미있어졌지만 지금도 검도를 재미로 하지는 않는다.


 사실 '재미'라는 것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극적인 음식을 매일 먹으면 오히려 식상해지고  담백한 음식  지겹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처음 검도를 배우게 되면 단순한 기본 동작을 계속 반복하게 된다.

검도는 머리 치기, 손목 치기, 허리 치기, 겨우 세 곳만 칠 수 있다. 찌르는 동작도 있지만 이것은 아주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고수가 되어서야 배우는 분위기다.

겨우 세 곳을 치는 연습이라니....


 상상해 보시라. 검도가 얼마나 단순한 운동인지를! 물론 겉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검도는 오래 하면 할 수록, 고수가 되면 될 수록 그 깊이가 오묘해진다. 백조가 호수 위에서는 고요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움직이고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검도를 배우는 과정은 매우 단순하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극히 드물게 처음부터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긴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검도의 진짜 재미를 느끼게 된 사람들은 그 마성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죽는 날까지 검도를 하겠노라고 공공연하게 큰 소리를 치곤 한다.


내가 처음부터 검도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어 꾸준히 했던 이유는 검도에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검도를 꾸준히 하면 내 몸과 정신이 강해질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잠도 많고 게으른 데다가 중. 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면서 활동량이 대폭 줄어서 내 몸은 통통과 뚱뚱 그 사이 어디쯤에 있었다. 나는 나를 위해서 그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검도였다.

요즘은 검도 하는 여자들이 많아졌지만 내가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거의가 남자들이었다. 운동이라고는 처음 하는 데다가 한 시간 이상을 격렬하게 남자들과 똑같이 수련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항상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지경까지 갔다.


그뿐만이 아니라, 가끔씩 호구(검도 대련 시 착용하는 보호구)로 가려지지 않은 부위를 잘못 맞았을 때도 있었다. 격렬하면서도 가장 안전한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허벅지나 팔꿈치 같은 곳을 맞을 때면 좀 아프다. 물론 통증은 주사를 맞을 때처럼 따끔하고 순간으로 끝난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하얀 허벅지에 생겨난 빨간 죽도 자국이 시퍼렇다 못해 까맣게 변해가는 모습이 슬플 때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손등의 멍자국을 보면서 의아한 눈초리로   "너는 왜 맞아가면서 운동을 하니?"라고 묻기도 했다. 그럴 때면 , 이까짓 거 가지고 그래~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멍만 들었을 뿐인데.”


사실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운동 중에 수상스키나 승마를 하다가 뼈가 부러진 사람을 심심찮게 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상대적으로 검도가 얼마나 안전한 운동인가를 실감한다.


어쨌든 검도를 하면서 나름의 장애물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검도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검도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그 믿음은 나 스스로 검도에 의미 부여를 한 것에서 온 것이긴 하지만 또한 검도의 보편적 가치이기도 하다. 어떤 운동이든지 꾸준히 하면 좋은 체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진리이듯이. 세상에 수많은 종류의 운동이 있지만 검도가 나를 강한 사람으로 성장시켜 줄  것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그 믿음이 헛되지 않았다. 처음 검도를 시작했던 20대 초반 시절보다 체력이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순발력과 민첩성을 비롯한 모든 운동 기능이 발달되었음을 느낀다.

가끔씩 손에서 놓치거나 떨어지는 물건을 잽싸게 낚아챌 때는 혼자서 감탄하곤 한다.

집중력도 좋아져서 무언가를 배울 때 쉽게 배우는 편이다. 글을 쓰다 보니 검도의 장점 쪽으로 흘렀는데 오늘 이야기의 요점은 의미 부여.


무슨 운동이든지 꾸준히 하고 싶다면 그 운동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재미만 찾는다면 쉽게 포기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왜냐하면 운동이라는 것 자체가 절대 쉽지 않다. 걷기만 해도 힘들지 않은가? 달리기만 해도 엄청 힘들지 않은가? 에어로빅은 쉬운가?  나는 검도가 힘든 운동이어서 좋다.


검도는 나에게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검도를 운동이라기보다 수련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나를 닦는 도구이기에 죽을 때까지 게을리할 수 없는 것이다.


세상에 쉬운 운동이란 없다. 하지만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사람에게 있어 건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으며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 그것도 매일매일!


그래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 아니면 이미 시작한 운동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그러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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