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에서 마구 달리다가 말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붕~~날아가서 떨어진 적도 있다.
(머리에 주먹만한 혹이 생김)
가장 위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산길에서 커브 직전에 균형을 읺는 바람에 달리는 말에서 스스로 떨어져 내렸던 일이다.
떨어지자 마자 떼굴떼굴 굴렀지만 벼랑 아래로 떨어지지 않은걸 다행으로 여겼다.
돌이켜 보면 모든 순간이 다 아찔하다.
이런 저런 낙마에도 불구하고 크게 다친 적이 없었던 것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꼬리뼈 부상으로 6개월 동안 앉아 있을 때 통증을 느낀 것 외에는
타박상과 찰과상 정도였다.
나는 몸으로 먹고사는 직업이라서
항상 건강과 안전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말 위에 올라갈 때마다 직면하게 되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면 즐거움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마음공부'를 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말을 타는 즐거움보다 말 위에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곤 한다.
승마를즐기는 사람들은 '낙마'를 승마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낙마를 완벽하게 피해 가기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와 같이 몽골로 말 타러 갔다가 이틀 되는 날 낙마를 해서 기브스를 한 채 중도에 귀국한 여자분이 있었다. 그녀는 무릎에 철심을 박은 채로도 말을 탔는데 덕분에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말을 잘 타기로 소문이 자자한 한 여성은 사진을 찍으려고 말위에 올라서서 포즈를 취하다가 손목이 부러졌는데 기브스를 한 채로 다시말 타러 온 걸 보고 아연실색을 한 적도 있다.가장 최악은함께 몽골여행을 다녀온 여자분이 혼자서 말을 타러 나갔다가 말만 돌아오고 그 여자분은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냥 가볍게 떨어졌는데 갈비뼈가 나간 사람들도 숱하게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툭툭 털고 상처가 다 낫기도 전에 다시 말 등에 오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경이로움과 존경심까지 들었다.
그 사람들인들 어찌 낙마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쏜 가.
분명히 마음 속의 두려움을 극복했기에 다시 도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긴 나의 경우,
몇 번 떨어지다 보니 맷집이 생기더라.
처음 한 두 번의 낙마 후에는 다시 말등에 오르는 것이 두려웠다.
그런데,
세 번 째, 네 번 째 부터는
'떨어지면 떨어지는 거지!'
떨어질 각오와 준비가 자동 장착되었다고나 할까.
두려움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나니 즐거움이 더 커졌다.
우리의 삶 자체가 위험으로 둘러싸여 있다.
인생길 곳곳에 지뢰가 숨어 있다. 언제 어디서 뭐가 터질지 어찌 알겠는가?
가장 큰 복병은 내 몸 안에 우글우글 숨겨져 있음을 안다.
숨어서 벌벌 떨기보다는
두려움을 당당하게 마주하고 싶다.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내 쪽에서 한 발 더 들어가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검도 대련을 할 때도 상대를 피해 도망가는 사람은 이기기 어렵다. 한 번,두 번, 뒤로 물러서게 되면 몰리게 되어 다시 앞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