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채민 Sep 07. 2020

막내 인턴이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실수

잘하고 싶은데 그게 참 맘처럼 잘 안된다..!!!

8월 말 부로 인턴이 끝나고 난 뒤, 나는 12월에 의류 업계에 입사하기 전까지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나는 대학생 때 아니면 나중에는 하기 힘든 것을 마지막으로 경험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 스텝을 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스텝을 하면서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할 예정이었다. 학점도 미리미리 다 들어놨기 때문에 NP 교양 4학점을 온라인 강의를 통해 듣기만 하면 제주 살이에 아무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거리두기 2.5 단계로 격상하고,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나는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취소했다. 그러고 나서 아버지께서 12월 입사를 앞두고 미리 의류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나는 의류 프로모션 업체에서 9월부터 3개월 정도 일을 배우기로 했다. 그렇게 9월부터 나는 1주일 동안 의류 업계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와 업무 플로우 등 수 없이 많은 정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잡일을 도맡아 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나갔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고 난 오늘,, 나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솔직히 별 것도 아니지만 이런 하찮은 실수를 한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서 글을 적어본다. 사건은 사장님께서 점심 메뉴를 선정하시면서 시작됐다. 사장님께서는 금연과 다이어트를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는 점심에 샐러드를 먹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구내식당에서 판매하는 샐러드를 구매하고 사무실로 갖고 올라와서 다 같이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진짜 문제는 샐러드를 먹고나서부터 시작됐다. 아무리 샐러드를 많이 먹어도 몇 시간이 지나면 쉽게 배가 고프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장님께서는 치킨, 떡볶이, 순대, 어묵, 튀김 등을 시키자고 하셨고 저녁 약속이 있었던 나는 어쩔 수 없이 먹겠다고 하였다.(거절할 수 있었지만 음식을 사주시는데 막내인 내가 안 먹겠다고 하는 것도 웃기다.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게 정상적인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치킨을 제외하고 나머지 음식들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떡볶이, 어묵을 사는 가게와 순대, 튀김을 사는 가게의 위치가 달랐는데 말씀하신 대로 가다 보면 아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걷다 보니 설명해주신 떡볶이, 어묵 집이 나와서 나는 떡볶이와 어묵을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여기가 순대, 튀김을 사야 하는 집이었다. 이미 물이 엎질러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는 나머지 순대와 튀김을 사서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고민을 하다가 이실직고를 했는데 그때 내가 본 사장님과 과장님의 어이없다는 표정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어찌 됐든 음식이 왔으니 먹기 시작했고 사장님께서 내게 던지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별이 안 가는 농담을 들으면서 음식을 먹었더니 속이 콱 막히고 잘 들어가지 않기 시작했다. 배가 많이 고팠지만 얼마 먹지도 못했고 다 먹은 음식을 정리하였다. 음식을 다 먹고 나니 퇴근할 시간이 돼서 어딘가 불편한 찝찝함을 가지고 퇴근을 했다. 이번 일로 인해 나는 디테일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반성을 하고 있는 도중,, 내가 회사 명의 카드를 과장님께 돌려드리지 않고 가져온 것을 목격했다. 그 순간,, 나는 정말 죽고 싶었다. 이런 고문관이 어딨나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해서 나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났다.. 이 모든 게 내가 주말 동안 정신 상태를 제대로 가다듬지 않고 술만 먹다가 월요일을 맞이해서 생긴 내 안일함 때문에 생긴 일인 것 같아서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됐다. 이번 일로 인해 직장 상사분들께서 나를 바라보는 이미지가 조금 깎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별 생각이 없으실 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 일들이 생기면 너무 괴롭다. 충분히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인데 내가 모르는 것을 한 번 더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 너무 싫기 때문이다. 직장 내 실수 2 연타를 하면서 나는 정확히 알 때까지 물어보는 자세와 디테일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내 안일한 태도를 다시 잡고 반성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내일부터는 제발 새 사람이 돼서 프로다운 직장인이 되길 빈다..


ps. 바보 같은 짓 좀 하지 말자 좀..!!! 정신 좀 차리고 잘 좀 하자!!


퇴근길에 내가 회사 카드를 가져왔다는 것을 발견하고 들은 노래 : 양수경 - 외면

https://youtu.be/1 walQKYlRO8


매거진의 이전글 인턴생활의 마지막 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