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득이.(쫀드기, 쫀디기) 어릴 때 참으로 많이 먹었다. 그땐 지금의 쫀득이와는 다르게 질이나 맛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도 맛있어서 엄청 먹었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으로 쫀득이를 주문해서 먹고 놀랐다. 고급지고 맛있어서. ⠀
요즘 쫀득이 맛은 다양하다. 곤약에, 말차에, 커피맛도 있고, 풍부한 식이섬유를 넣은 건강 쫀득이도 있다. 뭐, 자주 먹는 간식은 아니지만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열개들이 한 봉지를 다 먹는다. 쫀득이 맛도 맛이지만 굽는 재미가 있다. 굽자마자 말랑할 때 찢어서 입에 넣고 씹으면 굉장히 고소하고 달달하다. 아무리 좋은 것들을 첨가해서 만들었다지만 군것질이 몸에 좋은 음식일리 없다는 걸 안다. 알고도 한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
이런 게 중독 아닐까. 나도 모르게 계속 먹게 되는... 실은 우리의 삶도 다부지게 중독적이다. 자신도 모르게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세상 온갖 역경에 부딪혀도 살아온 길을 한순간에 버리거나 무너뜨리지는 않는다. 중독이란 말이 느낌상 부정에 가깝지만 인생의 중독은 소중한 것들을 지키는 힘이다. 더 좋고 나은 새로운 것들의 유혹과 욕심을 떨쳐내고 중독된 현실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걷고 있는 삶의 길에 좋은 것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데도 여전히 걷는 사람들이 있다. 집안에 쓰레기를 쌓아두면서 버리지도 못하고 그저 자신의 운명인 것처럼 눈물을 삼키며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짊어지고 가는 것이다. ⠀
좋았던 것들이 안 좋아질 수 있다. 안 좋은 것들이 좋게 느껴지는 때가 있듯이 말이다. 중독이 당연하듯 변화도 당연하다. 익숙한 안락함에 취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인 것이다.